장애인이어서 결혼 반대?
2일 오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된 <우리 사랑 이야기>는 이번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선보이는 유일한 장애인 영화다.
이 영화는 40년째 다운증후군 특수학교에 다니며 제빵기술을 배우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서로 진한 스킨십도 즐기고,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50대 즈음의 이들은 그러나 정신연령이 18세 이상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심지어 성당에서도 도울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더욱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와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가족들이 등록금을 더 이상 주지 못하겠다고 해 비자발적으로 애인과 헤어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족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자기 한 몸 건사도 못하면서 무슨 결혼이냐?’는 것으로, 제빵교실에서 만든 빵을 팔아 받는 월급으로는 은반지 하나 사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경제적인 것보다 장애에 더 초점을 둔 반대로 해석된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도 똑같이 스킨십도 하고 잠자리도 하고 싶어 하는, 비장애인과 똑같은 성욕을 가졌지만 가족들은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바라보기에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는 인상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증여성장애인에게 결혼도 안 할 것인데 생리는 해서 뭣하냐며 부모가 자궁적출 수술을 강요하기도 하는데, 이와 일맥상통한다.
<우리 사랑 이야기>가 부디 장애인 부모를 비롯해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도 똑같이 성적욕망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