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청춘들의 삶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가 오는 16일 개봉을 확정짓고 지난 8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서점에서 일하는 ‘나’(에모토 타스쿠 분)는 같이 일하는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 분)라는 여성과 썸도 아닌,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조금은 애매한 관계로 지낸다.
사치코가 먼저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하고, 결국 둘은 ‘나’의 집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레 ‘나’와 함께 사는 시즈오(소메타니 쇼타 분)에게 사치코를 소개한다.
시즈오는 첫눈에 사치코에게 반하고, 어느 날 술김에 사치코에게 같이 영화를 보자고 말한다.
셋은 밤새 술도 마시고, 당구도 치고 하면서 같이 어울리는 일이 잦아지고, 술 취한 여자가 밤늦게 혼자 집에 가기도 뭣해 자연스레 셋이 한 집에서 자는 일도 잦아지면서 동거 아닌 동거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치코는 두 남자에게 여름이 끝나기 전에 캠핑을 가자고 제안하고, 집에 있고 싶다는 ‘나’를 놔둔 채 시즈오와 단 둘이 캠핑을 떠난다.
일본의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점은 우선, 사치코의 상황이다. 그녀는 자신이 일하는 서점의 점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나’에게 호감을 드러낸다.
‘나’는 평소 사치코를 마음에 품었던 터였는지 혹은 예쁜 여자가 먼저 대쉬하는 게 좋아서였는지 몰라도 그녀와 거의 연인처럼 지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룸메이트인 시즈오와 그녀가 단 둘이 캠핑을 가는 것도 허락한다.
그리고 시즈오의 상황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병이 있는 그의 엄마는 백수인 시즈오에게까지 손을 벌린다. 실업급여도 끊겨 돈이 궁한 그는 룸메이트인 ‘나’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으면서, 한편으로 사치코와 유흥을 즐기기도 한다.
‘나’는 사치코와 갑자기 잠자리를 갖기 직전에도 피임기구를 챙기고, 실업급여 조차 끊긴 시즈오에게 왜 생활비를 안 내냐고 타박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가 용돈까지 챙겨줄 정도로 남을 배려한다.
그래서 사실은 사치코와 시즈오가 단 둘이 캠핑을 가는 게 싫어도 흔쾌히 허락한다.
결국 단 둘이 캠핑을 즐기고 돌아와서 사치코가 시즈오와 사귀기로 했다는 말을 할 때가 돼서야 솔직한 자기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이 영화에 대한 솔직한 평을 하자면 매우 지루하고, 재미없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고 자리잡지 않은 20대 청춘들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는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