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독이 되어
아베 히로시, 마츠시마 나나코 주연의 미스터리 영화 <기도의 막이 내릴 때>가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을 만난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인 동명의 원작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 수상작으로 살인사건에 감춰진 인간의 내면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갑자기 집을 떠난 어머니의 죽음으로 집을 정리하던 중 아들 ‘카가’(아베 히로시 분)는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들을 함께 했던 의문의 남자를 찾는다.
하지만 종적을 알 수 없었던 사람의 흔적을 16년 만에 교살당한 여자의 살인사건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 흔적은 단지 달력에 적혀있던 다리의 이름이 전부였지만, 두 사건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다시 수사를 시작한다.
교살당한 여자와 전날 만났던 미모의 연출가 ‘아사이 히로미’(마츠시마 나나코)는 ‘카가’도 아는 사람으로 과거 만난적이 있다.
형사의 직감으로 무엇인가 연관이 있지만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 ‘아사이 히로미’가 자신(카가)을 찾아온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형사 ‘카가’는 어머니 실종의 이유를 찾기 위해 어머니 사후 16년 동안 의문의 남자를 추적한다. 그의 집요한 추적은 마음속에 마무리 지어지지 못한 어머니와의 이별에 기인한다. 갑자기 자신을 버린 이유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사이 히로미’는 어머니의 바람나 큰 빚을 남겨두었기에 아버지와 도망을 가고, 아버지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사무실이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되어 있다. 아직도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에 의해 불행한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은 안정적인 듯이 보이지만, 불안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16년이나 한 남자를 추적하는 집념 같은 것으로 말이다.
사건을 풀릴 듯하지만 풀리지 않고 무수한 수수께끼를 남긴다. 두 사람의 연결 고리가 생기면서 무수한 퍼즐의 조각이 맞아 들어간다.
영화는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며, 사건을 쫒게 된다. 가족이라는 테두리의 사랑이 때로는 독이 되며, 때로는 끝없는 연민과 삶의 원동력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매우 잘 짜여진 스토리가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영화. 인간 내면의 모습을 잘 담아내, 영화의 완성도가 높으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다.
미스터리 영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