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롭지 못한’ 감빵 서열 싸움
교도소에서는 외부와 단절된 새로운 규칙이 있다. 이곳에서는 ‘범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왕이 존재한다. 회장님이라고 불리는 ‘태수’가 새로 교도소에 들어오며 범털의 자리를 갖기 위해 감빵의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 <범털>은 교도소에서 일어나는 서열싸움이 주된 내용으로 범죄드라마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살인미수로 수감된 ‘만희’는 교도소의 왕, 범털이 기거하는 폭력방에 입소한다. 같은 날 입소한 범털의 반대파 건달 두목 ‘태수’가 입소하고 돈과 폭력이 오가는 감빵생활이 시작된다.
교도소 내의 우정, 동료애, 같은 일을 하는 동지 사이의 배신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존재하며, 잔잔한 감동도 준다.
하지만 은어와 욕설뿐만 아니라 음담패설부터 잔인한 폭력까지. 폭로와 풍자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한다.
물론 본 기자만 모르는 내용 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남성들만의 언어인가?” 라는 생각에 누구에게 물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내용 자체가 쉽게 꺼내놓기 민망한 부분이 있어 물어보기도 애매하다.
웃어넘기자면 웃어넘길 수 있지만, 정말 남자들의 세계가 혹은 교도소의 세계가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성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 아닌, 동성들로 이루어진 세계는 사람을 존 더 본능에 가까워지게 하는 것 같다. 목숨 걸고 하는 서열 전쟁에서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나는 아무도 없다고 본다.
다양한 요소들을 잘 버무리려고 했지만, 진한 감동도, 특별한 교훈도 없다. 특히 여자들은 취향에 맞는 이들이 많지 않을 듯싶다.
영화 <범털>은 오는 14일 개봉으로 ‘블랙 데이’에 걸맞는 ‘블랙 코미디’ 영화로 추천은 못 하겠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