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 이용한 이단의 추악함 그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개봉을 연기했던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영화 <침입자>가 지난 27일 베일을 벗었다.
오래 전 놀이공원에서 동생을 잃어버렸던 서진(김무열 분)은 어느 날 동생을 찾은 것 같다는 전화를 받는다.
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던 터라 또 실망하게 될까봐 가족들에겐 알리지 않은 채 동생 유진이라고 주장하는 여자(송지효 분)를 만난다.
그녀는 다 이해한다면서 선뜻 유전자 검사에 응하고, 검사결과 친동생이 맞다는 결과가 나온다.
무려 25년 만에 딸을 되찾자 서진의 부모는 선뜻 유진을 딸로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마음을 연다.
얼마 전 사고로 엄마(임선우 분)를 잃은 서진의 딸 예나 역시 유진을 엄마처럼 잘 따른다.
그러나 서진의 눈에는 여전히 그녀가 수상하다. 과연 내 동생 유진이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문제는 이게 자신이 신경증 환자여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그녀가 동생이 아닌 건지 서진 자신도 헷갈린다.
그런 가운데 갑자기 일하던 가정부가 남자가 생겼다며 그만두지를 않나, 새로 온 물리치료사와 가정부도 어딘지 모르게 수상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손원평 감독은 25만 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아몬드>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이 작품의 스토리 역시 매우 탄탄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오랜만에 상봉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보다보면, 사회적 문제로 연결된다.
이에 대해 손 감독은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일어난 일과 영화의 결말이 결이 같아서 놀라긴 했으나, 가끔씩 수면 위로 드러날 뿐 늘 우리 주위에 있는 일이어서 이런 소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비슷한 소재를 소설과 영화로 선보인 이유에 대해 늘 창작자로서 다양하게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늘도 누군가는 가족을 잃어버려 실의에 잠겨 있을 것이다. 그 절박함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부디 영화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영화 <침입자>는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