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긴 가족 트라우마의 의미
한국 분단 70년을 맞아 관객과 만나는 다큐멘터리 영화 <바다로 가자>는 분단으로 타의에 의해 고향을 잃은 실향민 1세대와 분단이 ‘환경’이 되어버린 3세대까지 각기 다른 모양의 분단과 전쟁의 의미를 되 집어 본다.
김량 감독은 2010년부터 분쟁지역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번 다큐멘터리 <바다로 가자>는 실향민 1세대인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로 풀어낸다.
감독의 아버지는 함경남도 단천군의 해변 마을에서 태어났다. 인민군에게 징집당하지 않으려고 숨어 지내다 국군이 북진할 때 합류,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 전쟁이 발발한 때의 나이는 18세로 휴전 이후 다시는 고향을 밟지 못했다.
70년 가까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삶을 마감했다. 행복한 가족사진의 이면에는 전쟁과 실향이라는 어두운 내면이 도사리고 있다.
김 감독의 아버지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실향민과 가족들, 전쟁과 관련된 인물들의 인터뷰로 꾸며진 다큐멘터리 <바다로 가자>는 단순히 실향이라는 문제를 뛰어넘어 세대 간의 전쟁과 실향이라는 의미에 대한 온도차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모든 사람의 입장이 이해될 정도로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쟁이 사람과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겨내야 했던 아픈 과거를 가진 그들에게 단지 스스로가 극복해야하는 과거가 아닌 진정한 치유가 함께하지 못한 것이 사회가 제공해야할 당연한 의무를 저버린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다.
진정성이 담긴 인터뷰들이 1세대의 고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후세대까지 고스란히 고통으로 남겨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가족 트라우마’와 ‘가족권’이라는 것의 의미를 던져준다.
영화는 익숙해져서 더욱 무관심해져버린 분단이라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며, 실향과 분단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바다로 가자>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