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과연 신이 원했던 모습일까?
가까운 미래. 러시아 모스크바는 물론 프랑스 파리 등 세계 각국의 대도시들이 일제히 정전으로 암흑 상태에 빠진다.
정전이 되니 단지 어두워진 것만이 아니라 통신도 두절되고, 방송도 제대로 수신할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두려움은 배가(倍加) 된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에서만 1억 6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홀린 듯 조종당해 살상(殺傷)을 한다는 것.
최근 개봉한 <#살아있다> <반도>와 달리 이들은 좀비는 아니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이에 원인규명을 위해 특수부대를 ‘격리지구’ 안으로 투입하지만, 정찰을 위해 들어간 부대마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그들 앞에 자신을 신(神)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나타나고, 그는 ‘라’라는 신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며 자신을 도와주면 그를 막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 <블랙아웃: 인베이젼 어스>는 러시아 영화로 초공간(hyper space) 등 과학 이론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신이 인간을 창조한 후, 인간이 서로 전쟁을 벌이는 등 폭력적으로 변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이들이 지구에 왔다고 말한다.
처음에 SF 영화인 줄 알고 보다가 점차 철학적인 내용으로 흘러가는 탓에 관객들이 다소 당황할 수도 있으나, 분명 생각해 볼 지점이 있는 영화다.
자신의 형상대로 우리를 만든 신이 우리에게 ‘사랑’을 줬으나, 인간들은 각기 ‘종교’를 만들어 서로 믿는 바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한다고 영화는 말한다.
이 말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십자군 전쟁’이나 ‘차별금지법 반대’ 등 종교를 내세워 남을 미워하고, 전쟁을 벌이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종교를 믿느냐를 떠나 과연 지금의 모습이 신이 우리에게 원했던 모습일지를 생각해 보면 할 말이 없다.
그동안 미국이 지구를 구하는 영화는 많이 봤어도, 러시아가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운 영화 <블랙아웃: 인베이젼 어스>는 오는 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