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회사에 투자를 유치한 기념으로 사장인 찰리(댄 스티븐스 분)와 그의 부인 미셸(알리슨 브리 분) 그리고 찰리의 동생 조시(제레미 앨런 화이트 분)와 찰리네 회사 직원이자 조시의 애인인 미나(세일라 밴드 분)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
밤새 운전을 해서 왔지만 펜션 관리인의 언행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특히 유색인종인 미나는 자기가 이곳을 예약했을 때는 예약이 찼다고 하더니, 백인인 찰리가 1시간 후에 예약했더니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예약을 받아준 것 때문에 화가나 있는 상황이라 그의 언행이 더 거슬린다.
그건 그거고 어쨌든 네 사람은 밤에 별도 보고 술도 마시며 흥을 돋운다.
다음 날 미나와 찰리는 집에 남고, 미셸과 조시는 산책을 떠난다. 집에서 쉬던 미나는 샤워 도중 샤워기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전날 밤 욕실에서 미나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찰리는 불륜이 드러날까 봐 미나를 말린다.
그날 밤 조시가 키우는 개 레지가 사라지자 조시는 욕조를 고치러 온 관리인에게 혹시 자신의 개를 데려갔는지 묻고, 관리인은 왜 규정을 어기고 개를 데리고 왔느냐며 자신은 안 데리고 갔다고 말한다.
이번엔 미나가 관리인에게 당신이 욕실 샤워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냐고 따지고, 관리인은 무슨 소리냐며 당장 경찰을 부르자고 난리다.
오히려 불륜이 드러날까 드려운 미나가 신고를 못 하게 막으며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조시가 욕실에 들어와 미나를 보호할 목적으로 관리인을 때려눕힌다.
욕조에 드러누워 피를 흘리는 관리인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네 사람은 밖으로 나가 대책을 논의하고, 그 사이 누군가 욕실에 들어와 관리인의 숨통을 끊어 놓고 사라진다.
자신들 때문에 관리인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네 사람은 사후처리를 놓고 경찰을 부르자는 미셸과 살인자로 취급 받을까 두려운 조시, 불륜이 드러날까 두려운 찰리와 미나 이렇게 패가 나뉘어 옥신각신 한다.
결국 찰리와 미나, 조시 세 사람이 시체를 처리한다.
그 시각 집 안에 들어온 미셸은 누군가 틀어놓은 남편과 미나의 불륜 영상을 보게 된다. 사실 처음 자신과 사귈 때도 찰리에겐 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조시의 말을 빌리자면 그 전 여자친구와 사귈 때도 이미 다른 여자와 사귀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 말을 곱씹어 보니 부인인 자신을 두고 직장 동료이자 동생의 애인인 미나와 바람을 피우는 게 충분히 가능한 사람이다. 일종의 바람이 습관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에 미셸은 그 길로 차를 몰고 홀로 떠나고, 외딴 곳에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미셸에게 문자를 받고 달려 온 찰리 역시 공격을 받게 된다.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는 펜션에 놀러간 일행이 불륜과 마약 등 해선 안 되는 일을 하고선, 정작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무참히 공격당하는 모습을 통해 무엇이 정의이고, 누가 범죄자이고 피해자인지 애매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런 상황은 우리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늦은 밤 소매치기범을 뒤쫓아 가서 격투 끝에 잡긴 했는데 소매치기 범인이 뇌진탕으로 죽었다면 뒤쫓아 간 시민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줘야할까 ‘폭행치사’로 구속시켜야 할까?
혹은 영화에서처럼 누군가와 불륜을 저지르다 불법촬영을 당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 가해자에게 사정해야 할까 아니면 어쨌든 불법촬영의 피해자이니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까?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