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변하는데 가치관은 그대로
사실 제목만 보면 무서운 영화처럼 보이지만 정작 영화에 공포스런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1986년 작품으로 우리나라에 34년 만에 공개되는 영화 <공포분자>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과 <타이페이 스토리>와 함께 애드워드 양 감독의 이른바 ‘타이페이 시리즈’ 중 하나다.
과장이 심장마비로 죽자 이립중(이립군 분)은 곧 승진할 기회를 잡게 된다.
한편 남편과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 임신을 해 보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이립중의 아내 주을분(무건인 분)은 이혼을 결심한다.
그럼에도 이립중은 남자한테는 성공이 전부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서구화된 대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전통적인 가치관은 버리지 않은 채 급변하는 현대의 물질문명 속에서 주인공들은 갈등을 겪는다.
세상이 변했음에도 가정이나 아내 보다 일과 성공에 몰두하는 남자의 모습은 이런 점을 꼬집는다.
옛날 디자인의 선풍기나 지금은 볼 수 없는 책자 형태의 전화번호부가 등장해 추억을 떠올리게 하지만, 아이들 장난감 총 같은 전자음의 총소리가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 <공포분자>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