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미군 위안부’ 문제 다뤄
이번 제12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다큐멘터리 영화 <위안>은 일본군 성노예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전쟁 당시 ‘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이승만 정부는 미군으로부터 ‘정숙한 여인’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위안부’를 운영했다. 생각해 보면 이들은 정숙하지 않으니 미군의 성노예로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위안부 여성들은 ‘검진증’에 ‘애국교육’ 수료 도장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애국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지역유지나 공무원들은 이들에게 외화벌이를 위한 애국자라고 칭송했다.
병력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팀 스피릿 훈련 때 포주(抱主)들은 담요를 챙겨서 위안부 여성들을 데리고 훈련에 동행했다. 때문에 이들을 ‘담요부대’라 부르기도 했다.
여성들은 산에서 자갈 위에 담요를 깔고 이슬을 맞으며 미군을 상대했지만, 비용의 절반은 포주가 그리고 나머지는 (미군전용) 클럽의 사장이 챙긴 탓에 정작 위안부 여성들은 돈을 거의 벌지 못했다.
이 작품은 국가에 의해 자행된 인권탄압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마찬가지로 기지촌 여성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보다 훨씬 더 정제되어 있으면서도 메시지 전달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정부에 의해 ‘미군 위안부’가 공식적으로 운영됐다는 문건도 나온 만큼 이 작품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정부가 당시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賠償)을 해야할 것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