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두려우신가요?
다큐멘터리 영화 <부활: 그 증거>는 제목에서 강한 기독교적 색채가 묻어나지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마치 TV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한 방송을 통해 방영된 특집 다큐멘터리의 확장판이다.
우리 시대의 석학인 이어령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돕는다.
또 배우 권오중과 이성혜 몽골 국제대학교 부총장 출신인 이용규 교수가 유럽 일대를 돌면서 죽음과 부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본다.
그러면서 중반부부터는 무려 80회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은 천정은이라는 한 여성이 등장한다.
뼛속까지 암이 전이됐다는 소식에 죽고 싶다고 느낀 그녀는, 자기를 알지도 못하는 지인의 교회 사람들이 예배시간에 모두 중보기도를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 순간부터 부작용이 나았다.
그렇게 그녀는 좋아지는 듯했다. 그래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처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희망을 전파했다.
하지만 그때 돌아온 답은 너는 회복되었으니 그런 소리를 하는 거라는 비아냥거림이었다.
머리가 띵했다. 그래서 그녀는 기도했다. 다시 암이 재발하게 해 달라고.
진짜로 그녀의 기도가 이뤄졌는지 암이 재발해 상태가 예전보다 더 안 좋아졌다. 이제 다른 암 환자들 보다 상태가 더 안 좋으니 비아냥거릴 사람도 없어 그녀는 기뻤다.
곧바로 다시 그들을 찾아가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나 암 재발했대” 그녀의 말을 들은 다른 암환자들은 울면서 그녀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녀는 암에 걸리기 전에 자신의 영혼이 완전히 죽어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서 암을 오히려 선물로 느끼게 됐다.
그래서 그녀에게 죽음은 희망이 됐다.
이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상흔’(상처에 남은 흔적)이 곧 부활의 증거라며, 한국사회나 교회에 ‘상처’를 가진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상흔’을 가진 사람이 적은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인 <부활: 그 증거>는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