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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톱기사(우측)한국영화

꼭 공부를 잘해야 행복할까?

영화 디어 마이 지니어스 스틸컷

어릴 적 영재 교육을 받을 정도로 부모의 기대를 한껏 받았던 감독은 세월이 흘러 지금은 대학 졸업을 2년이나 미루고 일단 집으로 돌아온 처지라 부모에게는 골칫덩이다.

어쨌든 집으로 온 그녀는 한참 어린 막내 동생 윤영이가 자신처럼 엄마의 강요로 공부에 시달리는 것이 안쓰럽다.

이에 두 달 동안 윤영이의 삶을 다큐로 찍어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라던 윤영은 큰언니 윤주가 자신을 종일 따라다니자 제발 굶주린 독수리처럼 따라다니지 말라고 말한다.

윤영이는 언니 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자신을 고생시키지 말라며 눈물을 흘린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엄마의 강요로 공부에 시달리고, 다큐를 핑계로 언니가 늘 따라다니는 것이 윤영이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으리라.

학부모 17년차인 윤영의 엄마는 두 딸을 키운 경험을 살려 늦둥이 윤영의 교육을 위해 다른 학부모 보다 더 열을 올린다.

사실 윤영이의 엄마는 학창시절 꽤나 공부를 잘 했으나 당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고를 나와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런 까닭에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위해 젊어서는 첫째 윤주에게 그리고 지금은 셋째 윤영에게 모든 걸 걸게 된 것이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 구윤주 감독은 자신이 영화감독을 꿈꿀 게 아니라 대기업이나 금융회사에 입사해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게 효도인가 싶기도 하다.

한편으로 엄마 역시 갱년기가 돼서까지 학부모 노릇하느라 힘든데, 윤영이 엄마의 욕심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자 마음이 좋지 않다.

당초 두 달만 찍으려던 것이 어느덧 3년째 이어지고, 윤영은 윤주가 이제 굶주린 독수리 같지 않고 노련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덧 4학년이 된 윤영은 여전히 엄마의 욕심을 채워주기 위해 공부에 대한 압박이 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런 늦둥이 딸 윤영이를 보면서 엄마는 이 아이가 사실은 영재가 아닌데 내 욕심이 지나쳤나 싶기도 하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윤영에게 엄마는 어디간들 공부 안 하고 살 수 있겠냐며 차라리 둘이 무인도에 가서 살지 묻는다.

딸이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지만, 한편으로 공부를 잘 해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윤영이에게 공부 안 해도 괜찮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한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마이 지니어스>는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교육열에 대해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3년 동안 윤영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촬영을 통해) 윤영이의 삶을 바꿔주겠다는 (감독인 큰언니의) 기획의도는 실현되지 못했다.

여전히 윤영이는 엄마에 의해 독서 올림피아드에 참가하고, 여전히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어쩌면 이 영화 한 편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의 굴레에서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 과거 영재교육을 받았던 구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학부모들에게 잘 전달 돼 자녀들에게 휴식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바라본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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