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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편견에 대해 다룬 영화

영화 걸후드 스팉컷

영화 <걸후드>는 얼핏보면 소녀들의 성장기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편견에 대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흑인 여자 럭비선수들이 경기 후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재잘거리며 귀가하던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있는 또래의 흑인 남성들이 눈에 들어오자 일순간 조용해진다.

아마도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 남성은 위험한 존재라고 우리에게 세뇌시켜온 까닭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흑인 남성이 범죄자이거나 위험한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여태껏 우리가 봐 온 영화들, 특히 백인 감독이 만든 서구권의 영화에서 흑인은 마약을 하고,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는 걸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이들로 묘사된다.

영화가 아닌 TV 뉴스에선 ‘흑인 폭동’에 대해 자주 다룬다. 영화나 뉴스 속 흑인들은 매우 위험한 존재처럼 인식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흑인 소녀들 역시 평상시 이런 영화나 뉴스를 통해 흑인들, 특히 흑인 남성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영화 속 흑인 남성들이 특별히 뭘 하는 것도 없다. 소녀들에게 다가와 추파를 던지거나 금품을 빼앗거나, 마약을 권하는 등의 행동은 일체 없다.

그래도 평소 미디어를 통해 흑인 남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돼 같은 흑인이지만, 흑인 남성을 무서워한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얼마나 미디어가 흑인 남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그려댔으면, 같은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무서워하겠는가? 심지어 이 소녀들은 다소 과격한 운동인 럭비 선수들이다.

설령 힘으로 대결해도 인원수로 보나, 체력으로 보나 반드시 소녀들이 패배하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욱이 흑인 소년들이 총기나 쇠파이프 등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자신들 앞에 흑인 소년들이 나타나자 두려워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인공 마리엠과 친구들이 옷 가게에 가자 백인 여성 점원이 불안해서 계속 졸졸 따라다닌다. 흑인은 무조건 도둑질 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흑인이라고 모두가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백인이라고 모두가 도둑질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닐진대 단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불안해서 계속 이들을 따라다닌다.

아마도 이 백인 여성 점원도 평소에 흑인에 대한 편견이 자연스레 형성된 탓일 것이다.

그런 편견을 이용해 마리엠의 어린 여동생은 친구들과 때지어 다니며 백인 여성에게 금품을 갈취한다.

흑인이어서 길거리에서 금품 갈취를 하는 나쁜 짓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백인들이 흑인을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를 역이용해 금품을 빼앗는 것이다.

결국 백인들이 만들어낸 흑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백인들 스스로가 흑인을 무서워 해 몇 명이 몰려다니기만 해도 심지어 그 흑인 무리가 나이가 어려도 지레 겁을 먹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마리엠의 오빠는 아빠의 빈자리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매우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엄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인 자신이 이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고리타분한 생각이다. 특히 이를 빌미로 여동생에게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태도는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아마도 그 역시 남자가 집안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편견 때문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러 편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제가 무겁긴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는 한 번쯤 봐도 좋을 영화다. 영화 <걸후드>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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