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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난민 문제 다룬 감동실화

영화 파힘 스틸컷

방글라데시 출신의 체스 천재소년 파힘 모함마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파힘>이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총선 결과로 인해 여야 지지자 간 극한 대치로 이어지자 파힘의 아버지는 정치적으로 위험에 처한다. 특히 체스를 잘 두기로 소문난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자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파힘과 함께 프랑스로 망명을 떠난다.

온 가족이 함께 가면 좋으련만 그러면 악영향이 있을까 싶어 일단 둘이서만 길을 떠난다.

인도를 거쳐 프랑스로 온 부자(父子)가 갖고 있는 돈으로는 허름한 호텔에서 고작 3일 밖에 자지 못한다.

결국 이들은 곧 노숙생활을 하게 되고, 어느 날 밤 적십자에 발견돼 쉼터에 들어간다.

체류증을 받을 때까지 공짜로 지낼 수 있는 곳이 생겼으니 그나마 한시름 놓았다.

곧바로 쉼터의 도움을 받아 한 체스클럽을 찾아가고, 파힘의 재능을 알아본 클럽 측의 배려로 무료로 다닐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파힘의 아빠가 체류 자격을 얻지 못해 혼자 추방될 위기에 처하고, 파힘은 어쩔 수 없이 혼자 체스클럽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잘 곳을 찾아 헤맨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파힘은 어렵게 출전한 체스대회에서 12세 이하 부문 프랑스 챔피언에 등극한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조건에 부합해 파힘과 그의 가족들에게 체류증이 발급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정치적 이유로 조국을 떠나 프랑스로 건너 온 한 소년이 오직 체스 하나로 그 사회에서 인정받고, 자리 잡아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물론 극적인 효과를 위해 체류자격을 얻지 못한 파힘의 아빠가 텐트촌에 사는 것과 같은 ‘픽션’이 가미되긴 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의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일 뿐 ‘현실 왜곡’의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파힘이 아빠와 떨어져 혼자 지내게 되자 진심으로 친구들이 그를 도와준다는 점이다. 극중 파힘은 이를 선의(善意)가 아닌 동정(同情)이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그를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를 보면 동정이 아닌 선의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체류자격이나 피부색과 상관없이 파힘을 친구로 대해주고, 파힘의 우승이나 재능을 질투하기 보다는 같이 기뻐하는 모습은 그들이 파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준다.

또 평소 괴팍한 것처럼 보이는 체스클럽의 교사인 실뱅(제라르 드빠르디유 분)도 재능이 뛰어난 파힘이 단순히 체류자격 때문에 대회에 못 나갈 상황에 처하자 프랑스에서 학교도 다니고 있는데 굳이 체류증이나 시민권이 왜 필요하나며 집행부를 간곡히 설득한다.

아울러 파힘이 프랑스 챔피언에 등극하자 한 방송에 출연 중이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파힘의 상황을 설명하며 프랑스가 진정한 인권보장 국가가 맞느냐며 따져 묻는 마틸드(이자벨 낭티 분) 역시 진심으로 파힘을 위해 애써준 은인이라 할 수 있다.

파힘과 실뱅이 파힘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했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TV에 출연한 파힘을 보고 배우이자 감독인 피에르 프랑수아 마르탱-라발이 이를 영화로 만들었다.

그는 극중 파힘 역을 위해 프랑스에 온지 석 달 밖에 안 돼 프랑스어는 조금 미숙하지만 영화 속 파힘처럼 정치적 이유로 프랑스로 망명한 방글라데시 출신 난민 소년 아사드 아메드를 캐스팅했다.

파힘과 아사드 모두 태어나서 바다를 처음 봤다는 공통점 외에도 영화 촬영을 위해 체스를 배운 아사드가 촬영 전 한 체스대회에 나가 실제로 우승을 하는 등 체스에 대한 소질도 두 사람이 닮았다.

다만, 영화를 찍다가 진짜로 체스가 좋아져 요즘도 동생이랑 체스를 즐긴다는 아사드와 달리 세계랭킹 150위인 파힘은 체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업(業)으로 할 생각은 없다는 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다.

또 언어에 어려움을 겪는 아사드를 위해 통역을 고용했는데, 영화 속에서 일부러 엉터리 통역을 하는(이는 실제 파힘 부자가 겪은 일이다) 통역사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올해 첫 감동실화 영화로, 난민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영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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