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 그 소중함에 대하여

스웨덴 기자 마틴(구스타프 스카스가드 분)과 요한(마티아스 바레라 분)은 2011년 6월, 에티오피아의 석유기업 룬딘을 취재하기 위해 소말리아로 향한다.

그곳에서 룬딘이 석유를 얻기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듣게 된다.

그들은 용병의 도움을 받아 에티오피아 국경 근처까지 이동하고, 거기서부턴 그들이 소개해 준 사람의 안내로 비자 없이 몰래 에티오피아 국경을 넘는다.

이 과정에서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추격해 오지만, 반정부군인 오가덴민족해방전선의 도움으로 여정을 계속한다.

하지만 정부군에 의해 체포돼 오가덴 지역 부통령에게 심문을 당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비자 없이 몰래 국경을 넘어 오게 됐는지, 왜 반정부군과 함께 다녔는지 등의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결국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들에게 반군의 도움으로 불법 입국한 테러리스트라며, 자백을 강요한다.

마틴이 아내에게 연락해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언론에 알려지고, 스웨덴 대사까지 나서지만 에티오피아 정부는 여러 ‘가짜 증거’를 들이대며 이들을 계속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한다.

사실 마틴과 요한이 룬딘을 취재하러 에티오피아까지 오게 된 것은 자국 외무장관이 룬딘의 임원이었던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으로, 석유 때문에 에티오피아 주민을 강간하기까지 하는 그들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정확히 무엇을 취재하러 왔는지 이야기 하지 못하고, 스웨덴 정부의 노력으로 곧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말과 달리 재판에서 감호(監護) 처분을 받아 칼리티연방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에티오피아 정부군에 잡힌지 157일째 되는 날, 그들의 재판에 관심을 갖고 CNN과 알자지라방송은 물론 미국 대사까지 몰려든다.

이 재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35년형을 구형(求刑)하고, 재판부는 가짜 증거와 가짜 증인을 모두 인정한다. 심지어 검찰이 제출한 영상이 검찰에 의해 ‘편집’되었음을 인지하면서도 증거로서 모두 인정한다.

결국 이들에게 11년형을 언도(言渡)한다.

이에 스웨덴 대사는 두 사람에게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이제는 사면(赦免)을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마틴은 독재국가에 무릎 꿇을 수 없다며 죄를 인정하고 사면을 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항고(抗告)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309일째 되는 날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들에 대한 사면에 동의한다. 그리고 드디어 395일째에 두 사람은 사면신청서에 서명한다.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들에게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방송인터뷰만 해 주면 곧바로 절차를 마무리 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1년 넘게 감금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마틴과 요한은 기꺼이 방송인터뷰에 응한다. 그들은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자신들이 다 잘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입으로 직접 테러리스트라고 시인한 영상이 공개되고, 사면은 이뤄지지 않는다.

처음 이들이 잡혔을 때 마치 총살시킬 것처럼 겁주는 모의처형(참고로 모의처형은 제네바 협약에 의해 금지된 행위다)은 물론 증거 조작, 구금 등으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들을 위협하고, 인권을 탄압해 왔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서방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무려 438일 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영화 <438일>은 마틴과 요한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인권문제와 더불어 언론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다.

마지막에 이들의 귀국 후 실제 인터뷰 장면을 삽입해 언론의 소명이 무엇인지 그리고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한다.

이 일로 에티오피아 정부는 그동안 자신들이 잡아 가둔 언론인들을 석방했으며, 마틴과 요한은 어느 한 매체에 속하지 않은 채 세계를 돌아다니며 취재 중이다.

영화 <438일>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