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관계에 대한 영화
이제 막 중학생이 된 피터(오크스 페글리 분)는 학교에서 선배들의 괴롭힘에 힘들어 한다. 문제는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는 할아버지(로버트 드니로 분)가 마트에서 셀프 계산대도 이용할 줄 모르는 까닭에 한 집에 살게 됐다는 것.
할아버지에게 방을 내어주고, 선택의 여지없이 쫓겨난 다락방엔 쥐랑 바퀴벌레뿐 아니라 박쥐까지 있다.
학교애서도 집에서도 뭐 하나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 하나 없자 그는 ‘비밀전사’가 되어 할아버지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참전용사인 할아버지 눈엔 손자의 도발이 마냥 귀여워 대꾸도 안 했더니, 자신의 선전포고를 무시하는 할아버지의 태도가 영 못 마땅한 피터는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한다.
영화 <워 위드 그랜파>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1살 소년의 제안으로 영화화가 결정됐다.
부모 모두 영화 프로듀서인 트레 퍼트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후 혹시나 해서 유튜브와 비메오 등 영상 플랫폼을 뒤져 봤으나 관련 영화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부모에게 이걸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제안했고, 그의 부모는 아에 트레 퍼트를 공동 제작자로 참여시켰다.
단순히 상징적으로 11살 소년의 이름을 걸어 둔 것이 아니라, 실제 할아버지 역과 손자 역에 누구를 캐스팅하면 좋을지를 그가 정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슬랩스틱 장면의 수정도 직접 했다.
그의 이런 역할로 인해 ‘최연소 영화 프로듀서’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다.
영화는 충분히 그맘때 소년이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문제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제 중학생도 되었으니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창고’로 쓰던 다락방으로 쫓겨나게 된 피터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또 피터의 누나 미아(로라 마라노 분)는 한창 남자친구와 달달한 연애를 하고 싶은 때이지만, 그녀의 엄마(우마 서먼 분)는 미아가 남자친구(콜린 포드 분)랑 같이 있는 꼴을 못 본다.
자신도 과거 남자친구(롭 리글 분)를 반대하는 아빠와 2년 동안이나 말 한마디 안 했었지만, 부모가 된 후 과거 자신의 아빠처럼 딸의 남자친구를 반대하는 ‘꼰대’가 되어 버렸다.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피터와 할아버지의 관계, 미아와 엄마의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둔다.
유쾌함 속에서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기에 올 구정연휴 가족끼리 보기에 좋은 영화다.
영화 <워 위드 그랜파>는 구정연휴 직전인 오는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