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을 통해 죄의식을 말하다
영문학도인 도현(이다윗 분)은 얼마 전 같은 학과에 편입한 진호(김남우 분)를 잘 돌봐 주라는 여경희(서이숙 분) 교수의 부탁 때문에 최재훈(손병호 분) 교수에게 최면치료를 받으러 가는 진호를 따라 갔다가 최면치료를 경험하게 된다.
문제는 그동안 아무 탈 없이 잘 살았었는데 그날 이후로 환상에 시달리게 된다.
아이돌이지만 팀에서 따돌림을 당해 괴로운 현정(조현 분) 역시 도현의 소재로 최 교수에게 최면치료를 받은 후 일상생활에서 환상을 보게 된다.
괴로워하던 그녀는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최 교수의 최면치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이에 도현은 최 교수를 찾아가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묻고, 최 교수는 최면이 걸릴 때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다시 최면에 걸리게 되는 ‘최면 암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최 교수 이전에 최면을 경험해 본 적도 없었던 도현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사건을 파헤친다.
그는 결국 최면에 걸렸을 때 본 장소를 찾아가고, 10년째 빈 건물을 지키는 경비원에게 과거 그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을 듣게 된다.
영화 <최면>은 ‘최면’이라는 소재를 통해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재훈 감독은 7년 전에 시나리오를 썼는데 당시부터 지금까지 ‘학폭’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최면을 소재로 ‘죄의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피해자인 줄 알았다가 후에 가해자로 밝혀진 서현정 역을 맡은 조현은 “요즘 ‘학폭’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청소년 시절 ‘학폭’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역시 같은 처지인 김도현 역을 이다윗 역시 살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적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는데, 이 영화의 메시지가 바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 준 일은 없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데 있다.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나타나는 환영(幻影)이 다소 무섭기는 하지만 아주 무섭진 않다. 오히려 최면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과거 저지른 일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영화 <최면>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