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와 달리 뻔한 에로영화
영화의 제목이 ‘기생춘’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어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것이라는 걸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춘’이라는 기생(妓生)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춘’이라는 이름의 3포세대 여성이 우연히 한 저택에 몰래 숨어서 지내다가 집주인에게 발각됐으나 기생(寄生) 하는 내용이라고 시놉시스에는 설명되어 있다.
예고편도 제법 그럴 듯해 코미디언 출신의 김영희가 연출을 했다고 하지만, 그저 그런 에로영화는 아니겠구나 싶어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이 영화를 봤다.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놉시스와 달리 그저 그런 ‘에로영화’가 맞았다.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구멍동서2>의 민도윤, <24살 윤율의 섹시한 젖가슴>의 윤율, <섹스 소녀3>의 주아 등 에로배우로 활동 중인 이들이 출연했다.
이들의 연기력이나 외모는 둘째 치고, 영화 <기생춘> 패러디 작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도 그냥 흔한 에로영화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의 사회는 김구라 닮은꼴 코미디언 ‘김그라’가 사회를 봤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다음 달 중 넷플릭스에서 이름을 따온 ‘비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목부터 기자간담회 사회자, 공개되는 매체까지 철저히 패러디의 연속이다.
작년 4월에 개봉한 코미디언 박세민이 메가폰을 잡은 에로영화 <낮손님>의 공식집계 관객(극장에서 본 것만 집계)은 총 345명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당시 시사회를 통해 본 사람이 전부고 곧바로 IPTV 등으로 향했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김영희가 만든 에로영화 <기생춘>도 아마 오늘(24일) 시사회를 끝으로 극장에서 상영기회를 얻긴 어려운 작품이다.
영화를 전공했고,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김영희는 이번 <기생춘>을 통해 봉 감독에게 폐를 끼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차기작으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패러디 <티팬티 하우스>를 구상 중이라는데, 안 봐도 비디오 아니 안 봐도 뻔한 에로영화일 것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