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과 ‘이단’ 흥행 요소 갖춰
평소 알고 지내던 진숙(허린 분)이 밀양에서 사체로 발견되자 최석재(김대건 분) 형사는 단숨에 밀양까지 내려간다.
밀양경찰서 담당 형사(김정팔 분)는 자살로 단정 짓고 사건을 얼른 종결하려 들지만, 타지에서 온 그가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자 마찰을 빚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석재는 운전 중 환각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우연히 길을 지나던 동네 다방 여종업원인 춘자(우가은 분)와 근처 기도원 직원인 덕구(이제후 분)는 석재를 기도원으로 데리고 온다.
다음 날 깨어난 석재는 이 기도원이 평범한 기도원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영화 <구원>은 전도연 주연의 영화 <밀양>과 정우성 주연의 <똥개>처럼 밀양에서 찍은 영화다. <밀양>은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똥개>는 13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까닭에 이번 <구원> 역시 기대감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제3회 카도마국제영화제에서 해외영화부문 우수작품상을 받는가 하면, 제1회 라이징 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과 제16회 판타스포아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 하는 등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정도면 밀양에서 찍은 영화는 다 잘 된다는 속설이 생길 정도다. 그렇다면 왜 하필 배경이 밀양이었을까?
이에 대해 이창무 감독은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양은 낮엔 따스하고 정감 넘치는 도시지만, 밤엔 외부와 단절된 느낌이 드는 곳이라 영화의 내용과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밀양이 고향이라는 이상인은 밀양(密陽)은 이름 그대로 햇빛이 많은 곳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기도 해서, 극중 자신이 운영하는 기도원이 밀양에 있다는 설정이 딱 맞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아마도 다른 영화들도 밀양이 가진 이러한 점들 때문에 신비로움을 표현하기 좋아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영화는 이단(異端) 문제를 까닭에 상당히 무겁고 어둡다. 기도원으로 포장된 그곳에서는 구원을 위해 새로 태어나야 한다며 음독자살을 강요하고, 자신의 심복을 시켜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피 튀기는 잔인함 때문에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연극무대에서 잔뼈 굵은 김대건, 이제후는 물론 영화 <검은 집> <7년의 밤> 등으로 꽤나 얼굴이 익숙한 김정팔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특히 그 중에서도 ‘덕구’ 역을 맡은 이제후는 그동안 장편 상업영화에선 잘 볼 수 없었던 배우이지만, 25편이나 되는 단편영화와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다져온 배우답게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주조연급임에도 불구하고 출연분량이나 흡입력 면에서 주연을 능가하는 까닭에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기존 이미지와 다른 까닭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인과 고관재는 그동안 선한 역할만 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고, 아역배우 장재희 역시 평소에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239만 명을 동원한 영화 <사바하>나 544만 명을 동원한 영화 <검은 사제들>처럼 이단문제를 다룬 <구원>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오는 8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