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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현대판 레미제라블

영화 레 미제라블 스틸컷

영화 <레 미제라블>이 7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제목은 ‘레 미제라블’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그 영화가 아니다. 장발장도 안 나오고, 우리에게 익숙한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 같은 OST도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의 배경은 21세기 현재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프랑스가 진출하자 파리 개선문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 경기를 지켜보며 열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모두가 축구에 정신에 팔린 가운데 서커스단 단장인 조로(레이몬드 로페즈 분)는 누군가 새끼 사자를 훔쳤다며 집시들과 싸운다.

크리스(알렉시스 마넨티 분)와 그와다(제브릴 종가 분) 그리고 막 새로 부임한 루이즈(다미엔 보나드 분)는 지나가다 이를 목격하고 일단 사태를 진정시킨다.

세 사람은 누가 새끼 사자를 훔쳤는지 탐문하던 중 인스타그램 사진을 통해 이사(이사 페리카 분)라는 흑인 소년이 사자를 훔친 걸 알고 그를 찾아 나선다.

또래 아이들과 축구를 하던 이사가 갑자기 경찰에게 제압당하자 아이들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제압한다고 생각해 대체 이사가 잘못한 것이 뭐냐며 대든다.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지만 경찰 3명이 감당하기엔 수적 열세에 우발적으로 그와다가 이사에게 고무탄을 발사한다.

겁에 질린 아이들은 모두 도망가진 했으나 누군가 드론으로 이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크리스는 이사를 응급실로 데리고 가는 것보다 드론의 주인을 찾아내는 게 더 급하다며 드론 주인을 수색하기 시작한다.

드론의 주인인 흑인 소년은 회개한 거물급 조폭 살라(알마미 카누테 분)에게 가서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소년이 살라의 가게에 있다는 소식을 접한 조폭들과 경찰 모두 살라의 가게로 몰려든다.

조폭들은 이 영상 하나면 경찰 개혁의 발단이 될 것이라며 자신들에게 영상을 넘기라고 하고, 폭동이 일어날지 몰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은 경찰대로 영상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종용한다.

이때 백인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소년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며 예의를 갖출 정도로 이성적이고, 정석대로 수사에 임하는 루이즈는 살라에게 2005년의 분노(2015년 10월 27일 파리의 교외에서 축구를 하던 소년들이 경찰차를 보고 무작정 도망가자, 경찰이 이들을 쫓는 과정에서 두 소년이 감전사 하자 두 달 동안 이민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가 소용 있었냐며 설득한다.

한편 이사의 집에서 탈출한 새끼 사자는 근처 공원에서 발견돼 서커스단으로 가고, 크리스는 이사를 치료해 주기는커녕 엄마에게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하라고 강요한다.

아무리 이사가 평소에 문제아로 낙인찍히긴 했으나 경찰이 이사에게 고무탄을 쏘고, 또 새끼 사자를 돌려주기 위해 경찰과 함께 서커스단에 간 이사를 사자 우리에 가두고 위협하는 조로의 모습 등을 보면서 흑인 아이들은 이게 전부 자신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이라는 생각에 분노한다.

이에 이들은 경찰을 향해 성난 민심을 폭발시키며 마치 1832년 프랑스 6월 항쟁을 그린 기존 <레미제라블>에서처럼 공권력에 저항한다.

이 장면을 통해 왜 장발장도 안 나오고, OST도 전혀 다른데 굳이 제목이 <레 미제라블>인지 잘 설명한다.

영화는 월드컵을 관람할 때는 피부색이나 사는 동네에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였던 사람들이 경기가 끝나면 여전히 유색인종과 이민자가 억압받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이들은 2005년 두 달 동안이나 투쟁했으나 13년이 지나서도 달라진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 평소 자유, 평등, 박애를 강조하는 프랑스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다.

이 영화는 우리가 떠 올리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21세기에 맞게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오는 15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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