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사는 게 뭘까?
캐나다인 아내(웬디 크로슨 분)와 결혼해 캐나다로 이민 가 자동차회사 CEO의 자리에 오른 마르코(조 판톨리아노 분).
그는 친환경 경영을 하고 싶어 하지만, 주주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이사들이 반대하자 결국 회사를 그만둔다.
집에 와 아내에게 내일 바로 고향인 이탈리아에 머리 식히러 갈 건데 같이 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 본인의 스케줄은 고려도 안 한 채, 무턱대고 갑자기 게다가 돌아오는 일정도 정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가자는 남편이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마르코는 혼자 이탈리아로 떠나고, 공항에서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돌아가신 할아버지 집으로 가는 길에 어릴 적 친구 루카(마르코 레오나르디 분)의 장난(?)으로 격한 환영식을 치르게 된다.
할아버지 집이 재산세 미납으로 폐쇄된 걸 알게 된 마르코는 퇴직금을 쏟아 부어 세금문제를 해결한 후, 다시 할아버지가 일구던 와이너리(Winery) 사업을 재개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대신해 포도농사를 짓던 마르첼로 마저 그냥 취미로 할 거면 도와주겠지만, 제대로 일할 사람도 없는데 무리라며 마르코의 곁을 떠난다.
결국 마르코는 와인 제조법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노인 몇 명과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한편, 마르코가 통 연락이 없자 아내와 딸이 이탈리아로 직접 온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회사 다닐 때 주 6일, 7일을 일만 하더니, 갑자기 어느 날 회사를 관두고 이탈리아에 가서 와인을 만들겠다며 퇴직금을 전부 쏟아 붓자 화가나 이틀만 있다가 돌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같이 오크통에 들어가 와인을 만들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된다.
영화 속 마르코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의 경영을 책임진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해 애쓰지만,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과연 어떻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걸까 생각이 들어 회사를 관두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수십 년 만에 고향에 온 그에게 공항 입국심사대 직원은 관광차 왔는지, 사업차 왔는지 묻는다. 딱히 어떤 생각이나 목적을 갖고 온 게 아니라 어정쩡하게 답하자, 그 먼 캐나다에서 여기까지 아무런 목적도 없이 왔냐며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
누구나 앞만 보고 나아가다 보면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가 있다.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돈 없이 살 수는 없으니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환경파괴는 신경 쓰지 않고 차만 만들어낸다고 능사가 아니다.
영화 <와인 패밀리>는 과연 어떻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오는 15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