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에 썰렁한 농담 한 스푼
전설 속 ‘달의 눈물’을 찾아 나선 릴리(에밀리 블런트 분)는 썰렁한 농담과 위험한 운항이 주특기인 아마존 최고의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 분)를 닐로(폴 지아마티 분)로 오해해 자신을 태워주면 거액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사채 때문에 닐로에게 배 엔진을 압류당한 프랭크는 이게 웬 떡이냐 싶어서 릴리 앞에서 자신이 닐로인 척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닐로가 나타나면서 프랭크의 정체가 드러나고, 때마침 재규어 한 마리가 나타나면서 쑥대밭이 된다.
이때 프랭크가 릴리를 구해주자, 재규어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프랭크랑 함께하면 운항 중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걱정 없겠다고 판단한 릴리는 프랭크와 ‘달의 눈물’을 찾으러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사실 이 재규어는 프랭크가 애완용으로 키우는 ‘프록시마’라는 이름의 재규어였고, 재규어가 식당에 난입하고 프랭크가 릴리를 구해준 것 모두 프랭크와 프록시마의 연극이었음이 곧 드러난다.
아무튼 둘은 어떤 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전설 속 ‘달의 눈물’을 찾아 그렇게 항해를 떠난다.
한편, 세상의 모든 병을 치료하는데 공헌하겠다는 릴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요아힘(제시 플레먼스 분) 왕자 역시 ‘달의 눈물’을 차지하기 위해 릴리와 프랭크의 뒤를 쫓는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우가 예측할 수 없지만, 장난기와 의리만큼은 확실한 괴짜형 선장이었다면, <정글 크루즈>의 프랭크는 스릴을 감수할 자신만 있다면 크루즈에 탑승한 사람들에게 재미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믿음직스러운 모험가형 선장이다.
또, 릴리는 1900년대 초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평등한 관습과 편견에 맞서고, 생명의 소중함을 우선시하는 정의로운 캐릭터로, 영국 탐험가협회가 불허에도 불구하고 고대 전설을 쫓아 미지의 세계인 아마존으로 떠나는 당찬 ‘바지 입은 여성’이다.
1955년 7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문을 연 디즈니랜드와 함께 탄생한 ‘어트랙션 정글 크루즈’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영화는 프랭크의 배 ‘라 퀼라호’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수십 년 간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한 ‘어트랙션 정글 크루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또, ‘달의 눈물’의 전설을 간직한 아마존의 모습은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원시의 섬 카우아이에서 촬영했다.
‘남태평양의 정원’이라 불리는 카우아이 섬에 1900년대 초반의 아마존 밀림에 위치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건설, 페인트, 조각, 조경, 해상 보안 등 100여 명이 넘는 전문가가 투입돼 실제 아마존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공간과 모습을 고스란히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는 물론, 현지의 의상, 언어, 색감, 소리까지 생활과 문화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 과정을 거쳐 스크린 속에 신비로운 아마존의 세계를 완성했다.
나중에 프랭크의 나이가 밝혀질 때는 순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이 생각나긴 하지만, 릴리의 ‘사다리 액션’을 비롯해 프랭크가 닐로로부터 자신의 엔진을 되찾는 과정에서의 액션 등 화려한 액션신 덕분에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극중에서 사람들이 바지 입은 릴리의 모습을 보고 ‘바지 입은 여자’ 운운하며 놀라워 하는데, 불과 한 세기만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잘 보여준다.
영화 <정글 크루즈>는 오늘(2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