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외국영화톱기사

청각장애인의 가족의 삶 균형 있게 그려

영화 코다 스틸컷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건청인(健聽人) 자녀는 어려서부터 자기의 삶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힘든 부모를 대신해 중간에서 말을 전달해 줘야 하다 보니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도 적다.

영화 <코다> 속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도 그렇다. 불과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대신해 술집에서 당당하게 “여기 맥주 2잔이요”를 외쳐야 했다.

증조부 때부터 어부 집안인지라 오빠와 아빠 모두 어부인데, 둘 다 청각장애인이어서 경매사에게 가격 흥정을 하는 일부터 해경이 어선에 무전을 보내오면 응답하는 일까지 모두 그녀의 몫이다.

루비를 제외하고 부모와 오빠(다니엘 듀런트 분)까지 모두 청각장애인이어서 제대로 된 발음 구사법을 배워본 적이 없어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청각장애인처럼 때때때 소리를 내다 보니 아이들이 비웃었다.

그게 트라우마가 돼 친구들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 하게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거티(에이미 포사이스 분)가 늘 그녀 곁에서 든든하게 지원군 역할을 해 준다는 것이다.

루비는 어느 날, 자신이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필로 분)가 합창단인 걸 알고 자신도 합창단에 지원한다.

버클리음대 출신의 괴짜 음악 선생 베르나르도(에우헤니오 데르베스 분)는 오디션 곡으로 전 세계인이 아는 “생일 축하합니다~”로 시작하는 생일축하곡을 불러보게 한다.

하지만 루비는 행여 아이들이 놀릴까 싶어 차마 노래를 부르지 못한 채 오디션장을 뛰쳐 나간다.

사실 루비의 노래 실력은 꽤나 수준급이다. 극중 베르나르도의 말처럼 그녀의 음색은 매우 아름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비는 한 번도 가족을 비롯해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노래 실력에 대한 평을 들어본 적이 없어 아이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두려워한다.

다음 날, 루비는 따로 베르나르도를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거친다.

그녀의 음색에 반한 베르나르도는 마일스처럼 자신이 레슨해 줄테니 버클리음대에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내년이면 고교를 졸업하지만, 가족을 대신해 늘 입과 귀 노릇을 해야 하는 루비는 한 번도 가족을 떠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대학 진학도 아예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루비의 엄마(말리 매트린 분)는 딸이 멀리 떨어진 대학에 가면 당장 가업에 지장이 있을까 싶어 반대한다.

더욱이 딸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으니 진짜로 얘가 노래를 잘하는지 아닌지도 알 길이 없어 괜히 애 상처받게 바람을 넣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루비 친구 거티에게 루비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루비의 오빠는 생각이 다르다.

루비는 자기 아니면 가족들이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지만, 루비가 태어나기 전에도 셋이서 잘만 지냈다.

코다(Children Of Deaf Adult; 청각장애인의 자녀)인 루비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모를 설득한다.

그렇게 루비는 버클리음대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다.

영화 <코다>는 청각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그린 영화이자, 음악영화다. 얼핏 청각장애와 음악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이를 자연스레 잘 버무렸다.

청각장애인 자녀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물론, 처음 아이가 건청인이라는 얘기를 듣고 내가 과연 얘한테 좋은 엄마가 되어 줄 수 있을까 걱정했다는 청각장애인 엄마의 입장까지 양쪽을 균형감 있게 다뤘다.

또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거티는 루비의 오빠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루비에게 제발 오빠 좀 소개해 달라고 조른다.

거티에게 루비 오빠의 장애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물론, 그녀의 남성편력과 연관 지어 가리지 않고 남자면 다 좋다고 하는구나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석하기보다는 집안이나 장애 등 외적인 것에 편견을 가지지 않은 친구라고 해석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영화에 나오진 않지만, 모두가 루비가 청각장애인 가족을 뒀다는 이유로 루비를 왕따 시킬 때 그녀는 루비라는 인간 자체만 보고 친구가 되어 줬다.

청각장애인 가족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 <코다>는 이달 중 개봉할 예정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