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잘 각색해 재미↑
2018년 개봉한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 <여름날 우리>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17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4월 30일 중국에서 개봉해 누적 수익 7억8,900만 위안(한화 약 1,400억 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큰 차이가 없다.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원작의 이야기는 2005년부터 시작되고, <여름날 우리>는 2006년부터 시작된다.
또 이 영화에선 고교 시절 남자주인공이 수영 선수인데, 원작에선 운동부는 아니라는 점도 다르다.
뿐만 아니라 원작에선 성행위를 뜻하는 속어와 같은 발음의 전라도 사투리가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선 성행위를 뜻하는 속어가 포함된 식당 이름이 등장하는 점도 다른 점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원작보다 이 작품이 조금 더 ‘고품격’ 말장난을 선보이는 느낌을 준다.
이와 더불어 원작에선 남녀 주인공이 즐겨 가던 식당이 휴업 안내문에 ‘결혼 20주년’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 작품에선 15주년이라고 적힌 부분도 다르다.
특히 원작에선 ‘20주년’이라는 기간이 그리 큰 의미가 없으나, 이 작품에선 ‘15주년’이라는 기간을 영화 전반에 녹여낸 점도 큰 차이다. 아마도 2021년 개봉에 맞춰 15년 전인 2006년을 배경으로 설정한 듯하다.
또 남자 주인공이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원작에선 치킨집에서 일하는 반면 이 작품에선 PC방에서 일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의 수보다 많아 우리에겐 ‘치킨집 알바’가 더 와 닿지만, 중국에선 그렇지 않아 바뀐 듯하다.
‘치킨집’ 외에 ‘입대’도 우리나라의 현실이 반영된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모병제와 징병제가 혼합된 형태지만, 사실상 모병제인 반면 우리나라는 징병제라 누구나 군에 간다.
이에 남자 주인공의 군 입대 에피소드는 원작에만 있고, 이 작품에선 빠졌다.
무엇보다 원작에선 남녀 주인공의 키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여주인공(박보영 분)의 귀여운 외모가 눈길을 끈다면, 이 작품에선 남녀 주인공의 키 차이가 많이 안 나는데다 여주인공(장악남 분)의 외모 역시 귀여움보다는 신선한 마스크여서 원작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물론 원작과 같은 점도 있다. 여자 주인공이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해 엄마와 둘이 매번 이사를 다닌다는 설정이나, 여주인공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은 남주인공이 그녀의 결혼식에 가지 않기 위해 낚시터에서 밤새는 장면도 그대로 담겼다.
이와 더불어 여주인공의 이름이 독특한 점도 닮았다. 원작의 여주인공 이름은 ‘환승희’인 까닭에 그녀와 헤어진 남주인공(김영광 분)은 버스에서 “환승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들을 때마다 “환승흽니다”로 들려 그녀를 잊지 못한다.
이 작품에선 여주인공 이름이 요우 용츠인데, 수영 선수인 남주인공(허광한 분)은 수영장(요우 용치)에 갈 때마다 그녀가 생각난다.
남자 주인공의 처한 상황과 자국어를 적절히 섞어 재미있게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타이밍임을 강조하는 영화 <여름날 우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