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까지 따듯함을 전해
의학계의 시인, 베스트셀러 작가, 의식의 탐험가, 위대한 신경학자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올리버 색스. 그는 2015년 1월,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는 <나의 생애>란 에세이를 뉴욕타임즈에 기고하고, 자신의 삶의 마지막까지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슬픔이 아닌 따스함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는 그의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올리버 색스는 1933년 영국의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모두 의사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천재성을 보였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 놓인 그에게 부모님과 헤어져 괴롭힘을 당하고, 형은 조현병을 얻었다. 자신의 성적 성향이 남들과 다름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졌다.
역도를 하고, 마약, 바이크에 빠졌다. 과학연구자가 되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더욱 마약에 빠져들었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에드워드 라이빙의 <편두통>을 읽고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영화는 올리버 색스의 생애를 태어날 때부터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담았다. 그의 굴곡진 삶의 여정을 보여주지만 그 삶으로 인해 더욱 값진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함께 담았다.
그는 환자를 관찰하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당시에는 동료 신경과 의사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했지만, 환자의 병력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내용은 의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 그의 생의 마지막을 대하는 태도는 본받고 싶을 만큼 따뜻함이 있었다. 자신의 생을 영화로 정리하고, 마지막까지 집필활동을 한다. 누구도 따라하기 힘들만큼 자신의 생을 기쁨으로 마무리한다.
올리버 색스는 부모가 모두 의사인 부유한 중상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평탄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쟁으로 의사의 자녀들은 피난을 가야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학교를 다녔고, 거기에서 형과 함께 괴롭힘을 당했다. 요즘 말하는 왕따를 당한 것이다.
형은 괴롭힘 때문에 조현병에 걸려 올리버 색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고, 자신도 그렇게 될까봐 두려움에 떨었다.
그는 또 과학적 열정과 호기심으로 천재성을 보였지만 동성애적 성향으로 자기혐오와 죄책감을 가졌다.
당시 사회는 동성애자인 것이 밝혀지면 가혹한 처벌이나 투옥, 아니면 화학적 거세를 하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억지로 이성애자를 사랑해 불행했으며, 결국 마약에 중독된다.
무엇에 열중하던 열정은 바이크, 역도에도 마찬가지로 자기 파괴적으로 매달렸다. 이렇듯, 전쟁, 괴롭힘, 정신병, 동성애, 마약 등 어두운 사회의 이면을 거치며 빛보다는 그림자가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
사회가 변했지만 아직도 사회의 이면에는 소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괴롭힘은 지금도 집단이 형성된 곳에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뉴스에서는 여전히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매일 전해지고, 그 사실속에서 더욱 교묘해진다.
사회인식이 변했다고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그 당시의 사회보다는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우리는 더 많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관객들도 이런 부분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