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소 소개 홍보영화?
부산 출신 한선화와 울산 출신 이완이 부산에서, 부산에 거주 중인 김민근 감독과 영화 <영화의 거리>를 찍었다.
영화의 배경도 부산이고, 감독도 배우도 모두 소위 PK 출신이다 보니 대사의 상당량이 사투리다. 사실 이는 처음부터 감독이 의도한 바다.
이에 대해 극중 김선화 역을 맡은 배우 한선화는 31일 열린 기자시사회에 참석해 고향에서, 고향 말로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사투리가 관객들에게 경쾌함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모든 장면을 부산에서 찍다 보니 영화 속 선화와 도영(이완 분)처럼 실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부산 곳곳을 돌며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다는 후문.
그래서일까?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저기는 어딜까 궁금해져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자랑한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다.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활동 중인 차도영 감독이 이번 작품에 부산의 몇몇 곳을 담기 원해 부산에 있는 한 작은 영화사에 장소 섭외를 의뢰한다.
태어나서부터 줄곧 부산을 떠난 적 없는 제작 팀장 겸 로케이션 매니저 선화는 여느 때처럼 감독이 마음에 들어 할 장소를 찾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그 감독이 과거 자신과 사귀다 돌연 서울의 한 대학 영화과에 편입하겠다며 떠난 차도영인 걸 알고 도저히 이번 작품은 같이 할 수 없다며 빠지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작사 대표의 간곡한 설득으로 결국 차 감독과 같이 일주일 동안 장소 물색을 하러 다니게 된다.
차 감독은 다른 스태프들과 달리 선화가 보여주는 곳마다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다.
이에 선화는 둘 사이의 사적인 감정으로 골탕 먹인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헤어졌던 장소로 데리고 간다.
차 감독은 왜 하필 여기를 데리고 왔냐며 사적인 감정은 배제한 채 일만 하자고 말한다.
이후 두 사람은 과거의 일을 잊고 일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둘은 96번 장면에 어울릴만한 장소를 찾아 나선다.
두 사람이 헤어진 연인인 까닭에 알콩달콩한 장면은 하나도 없다. 때문에 77분이란 짧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영화의 제목인 ‘영화의 거리’는 ‘도영’과 ‘선화’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서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부산의 대표적 명소 중 한 곳인 ‘영화의 거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 속 선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같은 거리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감독의 의도를 잘 나타내는 곳이 곧 영화의 거리라고 말한다.
헤어진 연인이 일로 만나 부산 곳곳을 돌아다니는 영화 <영화의 거리>는 9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