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죽이는 영화
경호(김권후 분) 앞에 인숙(오민애 분)의 딸이라며 지연(윤혜리 분)이라는 한 젊은 여성이 나타난다. 지연은 경호에게 엄마 일기장에서 글을 본 게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자신의 아빠냐고 묻는다.
졸지에 봉변을 당한 경호는 무슨 치매 환자가 쓴 글을 믿고 이러냐며 뭐라고 하자, 실망한 지연이 자리를 뜬다.
그제야 경호는 자신이 좀 심했나 싶어 급히 지연의 뒤를 쫓는다. 그 과정에서 경호는 인숙과 마주한다.
치매에 걸린 인숙은 정작 지연은 몰라보고, 경호는 대번에 알아본다.
경호는 인숙에게 왜 그런 글을 썼는지 묻고, 인숙은 옛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쓴 것뿐이라고 말한다.
지연은 경호의 집을 찾아와 계속 할 말이 있으니 문 좀 열어보라고 하지만, 경호는 지금은 상황이 안 좋으니 다음에 다시 오라며 문을 안 열어 준다. 그러자 집안 곳곳에서 지연이 튀어나온다.
이후 곧바로 처음 지연을 만날 때로 돌아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급기야 지연은 경호에게 자기랑 같이 인숙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보자고 제안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점점 산으로 간다.
영화는 지연이 실재(實在)하는 인물은 맞는지, 이게 극 중 영화감독인 경호가 쓴 시나리오의 내용인지 아니면 경호나 인숙의 꿈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정확히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영화 <그대 너머에>는 오는 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