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부조리를 잘 담아내
영화 <어시스턴트>는 사회초년생이 마주한 부조리한 현실을 담아낸 영화이다.
영화사의 보조 직원(assistant)으로 일하게 된 제인(줄리아 가너 분)은 매일 잡다한 업무로 지쳐간다. 사무실 정리뿐만 아니라 대표의 개인적인 일까지 본인의 업무 이외에도 무슨 일이든 능숙하게 처리한다.
도를 넘는 일들도 있으나 사회초년생으로 참으며 생활을 한다.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던 어느 날, 신입 여직원이 들어오고, 회사의 부조리함을 마주하게 된다.
현실에서의 직장 생활은 훨씬 더 잡무에 시달린다. 커피 심부름에서부터 식사 당번, 사무실 정리 및 문서 복사 등 일을 배울 때까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로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일을 배울 때까지가 아닌 새로운 누군가에게 넘겨줄 때까지 그 일들은 막내의 업무다. 모든 직장인의 꿈이 정시 출퇴근일만큼 사회생활은 녹녹치 않다.
상사의 퇴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이 달라지며, 주말에도 새벽에도 일이 있으면 나와야 한다. 다행히 수당을 받으면 그나마 좋은 직장이다.
이렇듯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마주하는 부조리한 환경을 잘 묘사했다.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지만, 상황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제인을 통해 과거 경험했던 상황들을 떠올리게 해 영화에 깊게 몰입하게 한다.
영화 <어시스턴트>는 사회초년생이 겪는 일상적인 사회생활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상사의 개인적인 업무를 대신 했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을 먹어야 하고, 업무 연관성이 없는 일도 시키면 해야 한다.
부조리를 마주했을 때 돌아오는 것은 자신의 무능력함이다. 신입 직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더 어리고 예쁜 직원에 대한 질투로 여겨지며, 자존감을 짓밟는다.
남성 중심의 사회는 자연스럽게 여성을 상품화한다. 여성 스스로도 그런 현실을 느끼지 못하며, 학습되어온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에 팽배해 있는 부조리한 것들은 사회적 용인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재학습된다. 영화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담담히 묘사하며, 관객에게 전달한다.
출구 없는 직장 생활은 하루를 버티기에 너무 참담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나, 여성 직장인이라면 더욱 공감 갈 이야기다.
사회초년생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로 영화를 본다면 우리가 버려야 할 여러 가지 부조리를 볼 수 있다.
통쾌한 결말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우나, 그래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는 16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