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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톱기사(우측)

돈에 목숨을 건 사람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차인표와 황정민 등 한 시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배우들이 중년이 되어 각각 영화 <차인표>와 <인질>에서 고난의 연속인 삶을 사는 연기를 선보이며, 그들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극 중 캐릭터처럼 점점 힘겹게 살아가겠구나 공감을 자아냈다.

이번엔 드라마 <모래시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정재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는 오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통해 도박에 빠져 이혼한 지질한 가장(家長) 역을 연기한다.

늙은 어머니(김영옥 분)에게 얹혀사는 것도 모자라, 돈까지 훔쳐서 맨날 도박이나 하는 이혼남인 그는 여느 때처럼 엄마의 돈을 훔쳐 스크린 경마장에 간다.

무려 466만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쥔 그는 까짓거 1만원은 경마장 창구 직원에게 커피값 하라며 준다.

생일인 딸에게 고작 먹고 싶은 게 치킨이냐며 더 맛있는 것 사 주겠다며 큰소리를 치는 그 순간 사채업자가 그를 잡으러 온다.

어떻게 번 돈인데 뺏길 수 없어 그 길로 도망치지만 결국 붙잡히고 만다.

알았다고, 나 돈 있으니 일단 있는 돈이라도 주겠다며 주머니를 보니 이런 조금 전 도망치다 부딪힌 여자가 훔쳐 간 모양이다.

결국 신체포기 각서에 지장을 찍고 풀려난 그는, 딸에게 줄 생일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뽑기 기계에 무한정으로 돈을 써댄다.

그런 그에게 한 남자(공유 분)가 나타난다. 자기랑 딱지치기를 해서 이기면 10만원을 주고, 지면 10만원을 달라는 조건이다.

그렇게 지하철 역사 안에서 두 사람은 딱지치기를 하고, ‘돈맛’을 본 그는 지금처럼 게임 몇 번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그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목숨을 건 6개의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은 어린 시절 하던 ‘오징어게임’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다양한 추억의 게임을 통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 단순하고, 재미있던 게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1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각자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어딘가에 끌려온 456명의 게임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에 임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5분 만에 술래의 눈을 피해 결승점에 골인하면 되는 그 단순한 게임이, 술래에게 걸리면 바로 총살된다는 무시무시함이 더해져 시청자들을 가슴 졸이게 한다.

이들은 각자 많은 빚에 시달리고 있는데, 거액의 상금에 유혹당해 목숨을 걸고 강제로 게임에 임한다는 설정이 상당히 불편하다.

빚을 진 이유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누구는 부모님 수술비가 없어서, 누구는 도박에 빠져서, 누구는 내 집 마련을 하느라 등 사연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빚은 사회·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도박이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막지 못한 정부도 책임이 있고, 수술비가 과하게 청구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

주택 구입 시 대출 없이 충분히 살 수 있을 만큼 집값이 싸면 “화장실만 내 것이고, 나머진 은행 것” 같은 농담도 안 나올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도 딱히 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까닭에, <오징어게임> 속 주인공들처럼 거액을 미끼로 유혹하면 목숨까지 내놓으며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던지게 된다.

모든 국민의 목숨은 똑같이 소중하다. 그가 노름꾼이라고 하더라도 ‘죽어 마땅한 존재’는 아니다.

부디 <오징어게임>을 통해 빚 때문에 목숨까지 내놓는 사람들이 없어지길 바라본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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