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누구나 죽는다
이번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베트남 영화 <기억의 땅>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시골에 사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들은 도시에선 다 화장(火葬)한다며 그냥 화장을 하겠다고 고집한다.
평생 고향에서 고인과 함께 지낸 동네 아저씨는 여기가 도시냐며, 집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신이 직접 묫자리까지 만들어 놨으니 엄마의 유언대로 매장을 해 주자고 하지만 돈이 쪼들리는 아들은 화장을 고집한다.
이어서 어느 날, 공사장에서 죽음을 맞은 한 젊은 남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의 친척들은 홀로 남겨진 남자의 아내에게, 울지도 않는 것보니 이참에 재가(再嫁)하려고 하나 보다며 그녀를 몰아세운다.
또, 평생 그림 그린다며 아내 속을 썩이며 별거까지 하던 한 화가는 아내가 죽자 아내의 뼛가루를 먹는다. 이 장면은 관객들을 상당히 비위 상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지난 10일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마이 응유엔 프로듀서는 고인을 챙겨줄 유족이 없는 상황에서, 고인이 된 부인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이 직접 그 뼛가루를 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각기 다른 날 죽은 사람들이 ‘4번 화구’에서 화장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죽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다만,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산 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결정하는 것일 뿐 고인을 그리워하고, 기억의 부채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걸 강조한다.
영화 <기억의 땅>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10일과 11일에 이어 오는 14일에도 관객에게 선보인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