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잘 드러내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유한 마을에서 마사지사이자 최면술사인 ‘제니아’가 찾아온다. 집집마다 그의 마사지를 받으며 몸의 힐링과 더불어 최면으로는 마음을 치유한다.
영화 <첫눈이 사라졌다>는 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특히, <인 더 네임 오브>로 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상 수상, <바디>로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얼굴>로 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폴란드의 여성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의 차기작으로 더욱 주목 받았다.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잔잔한 음악으로 제니아가 마사지를 시작하면 같이 치료받는 느낌을 받는다. 때로는 조용하지만, 때로는 유쾌하게 잔잔한 풍경들은 뒤로하고, 남들 앞에 내보일 수 없는 집집마다의 사정을 보여준다.
떠돌이 마사지사인 제니아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최면술이라는 신비로운 능력인데, 부자 마을의 가정에 직접 찾아가 마사지를 해 준다.
마을은 조용하고 똑같은 모습의 집들이 줄지어 서있다. 계절이 겨울이라 문에 달린 리스를 봐야 집이 구별될 정도이다.
같은 모양의 집과는 다르게 각자의 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그들은 다양한 문제와 욕망이 존재한다.
정착해 안정적인 삶을 사는 모습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제니아보다 나은 삶처럼 보인다.
하지만, 떠돌이인 제니아는 평온한 모습으로 그들을 찾아가고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인 것에 반해, 다양한 결핍된 모습들을 보여준다.
제니아를 필요로 하지만, 이방이라는 이유로 배척한다. 안정을 찾기 위해 약을 하고, 화학 올림피아드에 나갈 정도로 똑똑한 누군가는 마을에서 약을 조제해 판다.
사람들은 외로움에 지치고, 생활에 지치고, 자신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 제니아를 찾는다. 각 가정이 지닌 문제는 모두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로 어떤 가정이든 문 넘어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생각하게 한다.
최면술이라는 신비한 치료를 통한 힐링을 선사하는 영화 <첫눈이 사라졌다>는 20일 개봉했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