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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한 영화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배우가 아닌 감독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 <장르만 로맨스>가 4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7년 전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후, 줄곧 이렇다 할 작품은 고사하고 아예 한 글자도 적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져 있는 김현(류승룡 분) 작가는 절친이자 출판사 대표인 정순모(김희원 분)로부터 압박에 시달린다.

한편, 현과 이혼 후 고3 아들 성경(성유빈 분)을 키우고 있는 미애(오나라 분)는 뒤늦게 사춘기가 온 아들 때문에 현과 자주 만나게 된다.

문제는 현은 이미 재혼해 가정이 있다는 점. 게다가 미애는 순모와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현은 전처를 만날 때마다 현재의 부인(류현경 분)이 신경 쓰이고, 미애 역시 법적으로는 문제 없으나 하필 전 남편의 절친과 만나는 중이라 이를 오픈하기가 껄끄럽다.

게다가 현이 “게이 정서를 가진 남자”라며 서평을 써서 사람들 앞에서 본의 아니게 성 정체성이 공개된 남진(오정세 분) 작가는 현에게 감정이 좋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남 작가의 동성 애인인 작가지망생 유진(무진성 분)이 현에게 자꾸 접근하자 질투심이 폭발한다.

현은 자기 제자이자 남 작가의 애인인 진이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그의 습작을 읽어본 후 공동집필을 제안한다.

그렇게 둘은 진의 옥탑방에서 며칠 동안 먹고 자면서 장편 소설을 완성한다.

김현 작가의 명성 덕분에 당연히 두 사람의 신작은 흥행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이 달갑지 않은 남진 작가가 ‘가짜 뉴스’를 퍼트려 두 사람은 위기를 맞는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관계에 대한 영화다. 성경은 사귀던 누나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며 헤어지자고 하자 괴로운 마음에 방황한다.

그런 그를 잡아주는 건 바로 옆집에 사는 4차원 아줌마 정원(이유영 분)이다. 그녀는 성경에게 담배를 빌리기도 하고, 같이 고스톱을 치기도 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어른의 모습을 그녀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그녀와 유대를 맺으며 많이 안정을 찾아간다.

그는 배우 지망생인 정원이 혼자 연기 연습하는 걸 우연히 듣고는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해 정원에게 고백했다가 차이자 다시 상처받는다.

또, 현은 여러 사람과 이렇게 저렇게 얽힌 관계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한다. 그의 친구인 남진 작가가 모처럼 책을 내 서평을 부탁했더니 대놓고 그가 게이라며 커밍아웃을 해 남 작가를 적으로 돌린다.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처를 만나기는 하는데, 두 사람의 사이는 매우 나쁘다. 그런데다 현 부인은 두 사람이 만나는 걸 싫어한다. 현 부인과도, 전 부인과도 관계가 썩 좋지 않다.

현의 전처인 미애는 현의 절친인 순모와 사귀면서 각자 주변인들에게 연애 중임을 밝히지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에 회의를 느낀다.

비록 불륜은 아니지만, 자기 주위 사람들이 “이혼하고 무슨 이혼한 남편 친구랑 사귀냐”고 할까봐 또 순모의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절친의 (전) 부인과 사귀냐”며 손가락질 할까봐 겁나서 말이다.

영화는 이렇듯 여러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은지 감독은 “영화를 찍기 전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배우들이 감정을 따라가며 연기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한다.

또, 배우 출신이어서 배우들을 잘 배려해 줬다는 게 류승룡의 말. 배우도 감독도 서로를 배려하며 촬영에 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대만큼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관계에 대한 영화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진지한 면이 없지 않다. 특히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서 모든 관계들을 바로잡으려 하면서 재미는 반감된다.

제목에 ‘로맨스’라는 단어가 들어간다고 해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동성애, 혼전임신 등 우리 사회에서 선뜻 입 밖으로 내기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그렸다는 점이다.

오히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보다 더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조은지 감독의 차기작이 궁금해지게 만든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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