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감동을 극장에서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어진 코로나19 시대에 극장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왔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에서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배우 규현과 임선혜의 뮤지컬 <팬텀>을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뮤지컬 <팬텀>은 프랑스 소설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으로 프랑스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살고 있는 팬텀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원작만 같지 전혀 다른 뮤지컬임을 알고 봐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흔히 들어보았던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All I Ask of You’ ‘The Music of The Night’ 같은 넘버는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로 뮤지컬 <팬텀>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그 유명한 곡들은 어디 갔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원작의 내용만 가져왔을 뿐 곡도 분위기도 전혀 다르다. 뮤지컬 <팬텀>은 팬텀의 과거, 성장 배경 등을 보여줘 팬텀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보다는 좀 더 인간적인 접근을 한 작품이다.
감정적인 면에 대한 접근이 탁월해 보는 동안 팬텀의 감정이 이입하게 한다. 여주인공 크리스틴과의 로맨스도 있어 더 흥미롭다.
뮤지컬 <팬텀>의 대표적 넘버 ‘내 고향’과 ‘넌 나의 음악’은 무대 위 배우 바로 옆에서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공연실황을 담은 만큼 인터미션 포함해 177분이라는 실제 공연 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을 가진다. 특이한 점은 실제 공연처럼 인터미션이 존재해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특별한 순간을 배려했다는 것이다.
물론 자리를 비우고 상영관 밖으로 나갔다 올 시간은 빠듯하지만 옆 좌석의 지인과 감상을 나누는 정도의 가벼운 시간은 충분히 가능하다. 보통 극장에서 맛 볼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뮤지컬에 영화적 기법이 접목되어 공연실황이지만, 공연장의 한 좌석에 앉아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은 보는 재미를 더하며,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변하는 팬텀의 가면 또한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팬텀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있어 규현의 얼굴을 끝까지 보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 하지만, 오페라글라스로 봐야 했던 배우들의 표정이 화면 가득 담겨있어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대 소품까지 자세히 보여 공연을 N차 관람하듯 영화도 극장에서 N차 관람하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무대를 보지 못했다면 무대의 감동을, 무대를 봤던 관객이라면 보다 섬세한 관람이 가능할 것이다.
뮤지컬 ‘팬텀’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는 12월 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