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 신뢰의 중요성 보여줘
“결혼 전까지 넌 내 꺼”라며 어떤 남자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말라는 아빠의 음성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곧바로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그녀의 남편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이어지고, 또다시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여자의 삶이 그려진다.
로라(라시다 존스 분)는 출장에서 다녀온 남편 딘(말론 웨이언스 분)에게서 낯섦을 느낀다. 미심쩍어하던 차에 로라는 딘의 개업식에서 딘과 함께 일하는 여자들과 만난다. 그중 피오나(제시카 헨윅 분)라는 여자가 살짝 거슬린다.
집에 가는 길에 로라는 남편에게 출장 때 가져간 가방에서 여자 목욕용품 가방이 나왔다고 말하자, 딘은 당황하지 않고 피오나 가방에 공간이 없어서 자기 가방에 넣었다고 말한다.
바람피운 줄 알았는데, 이거 뭐 이렇게 자연스럽지 싶어 로라는 긴가민가 한다.
로라의 아빠 펠릭스(빌 머레이 분)는 딘이 어디로 출장 갔는지 묻고, 로라의 대답을 듣더니 거기는 대부분 비싼 호텔만 있어서 출장 가기 좋은 곳이 아니라며 피오나와 놀러 간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간다.
한술 더 떠서 필요하면 도청도 할 수 있다며 로라를 자극한다.
집에 돌아온 로라는 남편이 휴대폰 비밀번호를 바꾼 걸 알고는 왜 바꿨냐고 묻는다. 딘은 또 대수롭지 않게 제조사의 보안정책이 바뀌어서 수시로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딘은 하필 출장일정이 아내 생일과 겹친 게 마음 쓰였는지 로라에게 사과하고, 로라는 괜찮다고 말한다.
생일에 남편 없이 아이들과 보낼 딸이 안쓰러워 펠릭스가 로라를 찾아와 아이들은 집에 남겨둔 채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그는 로라에게 딘이 수상하다며 미행을 해 봐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얼마 후, 둘은 빨간색 오픈카를 타고 딘의 뒤를 밟는다. 술집에서 피오나와 나온 딘을 쫓기 위해 속도를 내자, 갑자기 차가 덜컹거린다.
결국 과속으로 경찰에게 잡힌 펠릭스는 자기를 단속한 경찰(마이크 켈러 분)의 이름표를 보더니 “너희 아버지가 톰이냐?”고 묻는다. 그는 경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이름까지 들먹이며 위기를 모면한다.
얼마 후, 딘은 일 때문에 멕시코에 갈 일이 있다며 피오나를 비롯한 직원들과 같이 간다고 로라에게 말한다.
로라에게 소식을 전해 들은 펠릭스는 애들은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당장 멕시코로 가자고 말한다.
한밤중에 피오나가 딘의 방에 있는 걸 목격한 로라는 흥분한다. 이때 펠릭스의 전화기가 계속 울리자 소리를 듣고 나온 피오나와 마주친다.
피오나는 태연한 자세로 딘이 (집에 돌아가면서) 자기 방 전망이 더 좋다며 여직원들에게 방을 내어줬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여쩐 일로 왔냐고 묻는 피오나 앞에서 로라는 망신살이 뻗친다.
이에 로라는 아빠 때문에 남편을 의심한 자기가 한심하게 느껴져 아빠에게 대체 이게 뭐냐고 퍼붓는다.
결국 그녀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오고, 출장에서 먼저 돌아온 딘이 로라를 맞이한다.
로라는 딘에게 이게 다 아빠가 부추겨서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로라의 얘기를 들은 딘은 자기는 회사를 키우고 싶었던 것뿐인데 오해하게 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파탄 직전인 관계(on the rocks)를 회복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온 더 락스>는 오해 때문에 파탄 직전까지 간 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자의 아버지는 “넌 내 꺼”라며 자식을 소유하려 든다. 그런 딸이 성장해서 누군가와 결혼도 하고, 아이 엄마도 됐지만 여전히 “꼬마”라고 부르며 딸을 애 취급한다.
자식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포장할 수 있으나, 사실은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소유물로 여기는 듯한 그는 딸에게 계속해서 남편을 의심하도록 바람을 넣는다.
남편의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며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던 여자는 결국 아빠의 꼬임에 넘어가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말도 안 된다며 아이들을 놔두고 아빠랑 같이 멕시코까지 가서 남편의 뒤를 캔다.
이 정도면 이미 부부 사이는 파탄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정작 남편은 아내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지 꿈에도 모른다.
당연하다. 남자는 바람을 핀 적이 없으니, 아내가 자신을 바람났다고 의심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결국 아내는 혼자 오해를 풀고, 그제야 남편에게 자기가 오해했었다며 실토한다.
언제나 솔직함은 통하게 되어 있다. 남편은 아내의 솔직한 고백에 그런 생각을 하도록 만든 자기가 잘못했다며 감싸 안는다.
아내의 고백을 들은 남편이 정색했으면, 얼음을 넣은(on the rocks) 컵처럼 냉랭해질 뻔했는데 아내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줘 파탄 직전의 관계(on the rocks)가 호전된다.
부부 사이의 신뢰를 강조하는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온 더 락스>는 애플TV+에서 볼 수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