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 그려
등에 푸른 멍이 있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사야카(닛츠 치세 분). 사야카는 하굣길에 파양을 당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곧 안락사될 위기에 처한 ‘루’라는 이름의 개를 발견하고 자기와 같은 신세라고 생각해 부모를 졸라 루를 입양한다.
마당이 있는 삼촌 집에 루를 맡고 놓고, 매일 루와 함께 놀던 사야카는 어느 날 루를 따라 개구멍에 들어갔다가 놀라운 장소를 발견하고는 그곳을 둘만의 비밀장소로 삼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루가 풀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 땅을 파기 시작한다. 이에 사야카는 매일 같이 루와 함께 이곳에 와 땅을 파기 시작한다.
몇 날 며칠을 땅을 파 본 결과, 벽 앞에서 끊어진 철근이 나온다. 사야카의 생각엔 이 철근이 기찻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루와 함께 즐거운 시간도 잠시. 어느 날 루가 세상을 떠난다.
루와 이별한 사야카는 우연히 40년 전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할아버지(오이다 요시 분)와 만나게 된다.
루가 떠난 후 즐거운 일은 안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할아버지에게 여기서 기다리지만 말고 뭔가를 찾아 떠나자고 말한다.
그렇게 소녀와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가 키우는 개 ‘루스’와 함께 빨간 전철을 타고 바다에 놀러 간다.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자기 아들 고이치로와 조우(遭遇)한다. 사야카 역시 할아버지의 아들과 만나 먼저 세상을 떠난 루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다.
다음 날, 사야카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재즈 카페 ‘레이디 버드’에 갔다가 할아버지가 다시 입원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가족이 없는 할아버지 곁에서 계속 간병을 한다.
사야카의 지극한 간병 탓이었을까? 할아버지는 다시 깨어나고, 바다에서 루와 고이치로를 만났는데 다함께 전철을 타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얼마 후, 후세 할아버지 역시 루처럼 사야카의 곁을 떠난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일본 나오키상 수상 작가 이주인 시즈카의 동명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사랑하는 존재와의 영원한 이별과 새로운 관계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소녀 역을 맡은 닛츠 치세는 영화 <너의 이름은.>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로, 만 4살 때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통해 데뷔한 ‘천재 아역배우’다.
닛츠 치세는 시바견 ‘루’와 자연스런 연기 호흡을 위해 1년 반 동안 동고동락했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다른 대역 개 없이 둘의 완벽한 호흡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특히 평소 한 번도 짖지 않던 루가 바닷가에서 사야카와 헤어지는 장면을 찍을 때 구슬프게 하울링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만큼 둘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또 영화의 내레이션과 10년 후 사야카 역을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의 아리무라 카스미가 맡아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