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롭(니콜라스 케이지 분)은 과거 포틀랜드에서 꽤 잘 나가던 셰프였으나,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인’이 됐다.
그는 애완용 돼지 한 마리와 오두막에 살면서, 낮엔 돼지와 함께 송로버섯(truffle)을 채취하고 밤이면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함께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 그를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그에게서 송로버섯을 구매하는 바이어 아미르(알렉스 울프 분)뿐이다.
아버지(아담 아킨 분)의 그늘에서 벗어나 식재료 유통을 하는 아미르는 롭이 채취하는 송로버섯의 품질이 워낙 좋아 곧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누군지 모를 괴한이 롭의 오두막에 쳐들어 와 돼지를 납치해 간다.
괴한들에게 두들겨 맞아 다음 날 아침에야 깨어난 롭은 한참을 걸어 마을에 내려와 아미르에게 연락을 한다.
한걸음에 달려온 아미르에게 그는 돼지가 있어야 송로버섯을 찾을 수 있다며 돼지를 찾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그렇다. 롭이 키우던 돼지는 단지 애완동물로 키우던 것이 아니라, 예민한 후각으로 기가 막히게 송로버섯을 찾아내던 ‘사업 파트너’였던 것이다.
이에 아미르는 어떻게든 돼지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롭과 함께 포틀랜드 시내로 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돼지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롭은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 돼지가 있어야만 송로버섯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왜 그토록 돼지를 찾아 나섰는지 깨닫게 된다.
영화 <피그>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니콜라스 케이지가 잃어버린 돼지를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문제는 화면의 색감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아미르와 그의 아버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보면 영화의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나면, 드는 생각은 “그런데 왜?”라는 물음뿐이다.
그런 까닭에 92분밖에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집중해서 보기가 힘들다.
영화 <피그>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