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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민낯 다룬 K-뮤지컬 영화

영화 광대 소리꾼 스틸컷

2020년 개봉한 한국형 뮤지컬 영화 <소리꾼>이 감독판 버전인 <광대: 소리꾼>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는다.

당초 보다 12분 늘어난 2시간 10분 분량으로, 지난 11일 열린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조정래 감독은 대략 60% 정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리꾼>에서는 판소리가 유래한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광대: 소리꾼>에선 인신매매 조직인 ‘자매 조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또 학규(이봉근 분)의 아내 간난(이유리 분)이 자매 조직에 끌려간 후, 학규가 간난을 찾아나서는 과정 역시 <소리꾼>에선 짧고 창이 BGM으로 깔리는데, <광대: 소리꾼>에선 조금 더 길게 보여준다.

더불어 마지막에 암행어사(김동완 분)가 탐관오리를 체포하는 과정이 조금 더 길어졌으며, 전작에선 ‘뺑덕어멈’의 탄생비화가 쿠키영상으로 담겼으나 이번엔 빠졌다.

이렇듯 이번 감독판에서 무조건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한 장면을 넣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작의 장면 몇 개가 빠지기도 한 까닭에 60% 정도 달라졌다는 감독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노래를 잘 부르는 학규의 모습에 반해 결혼한 간난과 여성스러운 간난의 모습에 반해 결혼한 학규는 딸 청이와 함께 즐겁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자매 조직’에 아내가 납치되자 학규는 딸 심청(김하연 분)과 함께 아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학규 부녀와 만난 이들이 하나, 둘 자연스레 합류한다.

학규 일행은 간난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묻기 위해, 일단 사람을 한데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자신의 특기를 살려 판소리 공연을 한다.

당시는 1734년으로, 지금처럼 TV나 극장 등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장구만 쳐도 일단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거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기까지 하니 당연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안성맞춤이다.

학규는 자기가 창작한 판소리 <심청가> 공연을 하며 사람들을 한데 모은다. 그리고 딱 재미있어지는 순간 내일 이어서 공연하겠다며 혹시 자기 아내를 못 봤는지 묻는다.

아니 지금 막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졌는데 여기서 끝이라니, 아니 드디어 심청이가 다시 아버지와 만났는데 여기서 끝이라니 사람들은 그 뒷얘기가 궁금해 매일 매일 공연을 기대한다.

하지만, 백성들을 한데 모으고 마지막에 아내가 납치됐다며 아내의 행방을 묻는 그의 모습이 누군가에겐 불편한 법.

지금으로 비유하면, 어떤 연예인이 광장에서 무료 공연을 하면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공연 말미에 아내가 유괴됐다며 제발 찾도록 도와달라고 한다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아니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며 정부에 화살을 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이유로 학규의 공연이 영 마음에 안 드는 김태호(한인수 분)는 학규 일행을 잡아 가둔다.

김태호의 승진 축하연에 참석한 몰락 양반(김동완 분)의 요청으로, 김태호는 학규 일행에게 이 자리에서 공연을 해 여기 있는 모든 이를 울게 하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이에 학규는 공주가 된 심청이 연 파티에 참석한 심 봉사(봉사라는 표현은 시각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이지만, 기사에선 원작을 살려 그대로 표기한다)와 재회하는 장면을 부른다.

드디어 3년 만에 재회한 부녀가 부등켜 안고 울다가 심 봉사가 떡하니 눈을 뜨는 그 장면에선 극 중 관객들뿐만 아니라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뭉클하게 만든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김태호가 학규 일행을 죽이려 하자, 조금 전까지 다 찌그러진 갓을 쓰고 있던 몰락 양반이 갑자기 암행어사 신분을 밝히며 사태를 급반전 시킨다.

영화 <광대: 소리꾼>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판소리 <심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극 중 학규는 매일 매일 조금씩 <심청가>의 내용을 지어낸다. 그 과정에서 공양미 500석을 300석으로 수정하기도 하고, 극의 재미를 위해 ‘뺑덕어멈’ 캐릭터를 만들기도 한다.

또 아내와 함께 자매 조직에 납치됐다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실명한 딸 청이를 보면서, 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심청가>에선 심청의 아빠가 눈이 안 보이는 것으로 설정을 바꾸기도 한다.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당연히 영화 내내 판소리가 흐른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치다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듯이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런 까닭에 ‘K-뮤지컬 영화’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특히 학규가 부르는 <심청가> 속에서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 선원들이 합창을 하는데, 그 웅장함이나 멜로디가 여느 뮤지컬 못지않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백성(천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사법권을 이용해 억압하려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 <광대: 소리꾼>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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