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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데…

영화 소피의 세계 스틸컷

언제나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은 죽을 만큼 힘든 일도 세월이 흘러서 생각해 보면 그때 왜 그리 힘들어했을까 싶을 때가 있다.

서울 북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소피의 세계>는 주인공 수영(김새벽 분)이 2년 전 자기 집에서 며칠 머물렀던 소피(아나 루지에로 분)라는 한 외국인의 블로그를 우연히 발견하고 당시 있었던 일을 추억하는 내용이다.

수영과 달리 영어가 짧은 남편 종구(곽민규 분)는 소피가 말이라도 걸까 봐 그녀를 피하고, 소피는 종구가 자기를 싫어하나 싶어 오해한다.

그런데다 종구의 짧은 영어에 수영이 웃으며 옆에서 도와주자 그는 아내가 영어 좀 잘한다고 나를 무시하나 싶어 대판 싸운다.

집에 핸드폰을 두고 나가서 다시 들렸다가 소피가 우연히 부부싸움을 목격하지만, 모른 척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수영과 종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다시 친한 모습을 보인다.

소피는 과거 만났던 주호라는 남자가 북촌에서 헌책방을 운영한다는 걸 기억하고 그를 찾아 나선다.

그 사이 종구네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조금 무례하게 굴었다고 생각하는 종구는 수영 앞에서 속상해한다.

누군가에게 하루는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종구와 수영은 매일 다이내믹하다.

이런 과정을 한국에 여행하러 온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결국 소피는 그토록 찾아다니던 주호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게 다다. 왜 그리 찾아다녔나 싶을 정도로 둘 사이엔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심지어 주호는 이제 유부남이 된 까닭인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소피를 보면서 당황한다.

세월이 흐르면 대단하게 느껴지던 일도 보잘것없게 느껴지고, 반대로 보잘것없어 보이던 일도 소중한 추억이 된다.

정확히 주호와 소피 사이에 과거 어떤 추억이 있는지 나오진 않지만, 그렇게 며칠 동안 찾아다니지 않았으면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의 배경은 2020년 10월 23일이다. 2022년 현재를 사는 수영이 2년 전에 인연을 맺은 소피의 블로그를 뒤늦게 본다는 설정이다.

사실 2020년 10월 23일은 이 영화를 찍기 시작한 날이다. 굳이 자막을 통해 영화의 배경을 이때로 설정한 이유는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감독은 영화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담기 원했다. 그래서 한창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힘들어하던 모습을 담고자 시나리오를 수정해 배우들도 마스크를 쓰고 촬영했다.

하지만, 감독이 놓친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현재의 모습이다.

2022년쯤 되면 코로나19가 종식돼 마스크 없는 일상을 살 것으로 생각해 현재의 모습을 보여줄 땐 마스크를 쓰지 않는데, 아쉽게도 감독의 예측은 빗나갔다.

지금 우리는 하루 몇백 명의 확진자에도 호들갑 떨던 시대를 지나 하루 9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와도 덤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영화의 주 배경지는 앞서 말했듯이 서울 북촌이다. 북촌은 실제 감독이 사는 곳이다.

그런 까닭에 수영과 종구의 집은 이제한 감독이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찍었고, 소피가 들린 카페를 비롯해 북촌의 여러 가게들은 실제 이 감독의 단골집이다.

이런 부분은 신세경이 서촌 곳곳을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어나더 레코드>와 닮았다, 그 작품 역시 실제 감독이 자주 가는 가게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두 작품의 차이를 꼽자면 <어나더 레코드>는 철저히 신세경이라는 유명 배우가 서촌을 탐방하는 데 초점을 둔 작품이고, 이번 <소피의 세계>는 북촌이 배경이긴 하지만 외국인의 시선으로 수영과 종구의 문제를 바라보는 데 초점을 둔 까닭에 북촌의 여러 장소가 부각 되진 않는다.

한마디로 <어나더 레코드>에서는 서촌이라는 장소가 또 다른 주인공이지만, 이번 작품에선 꼭 북촌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 북촌이 부각 되진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북촌의 모습 특히 수영의 집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풍경은 충분한 볼거리라 하겠다.

영화 <소피의 세계>는 내달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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