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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건?

영화 원더랜드 스틸컷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죽은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는 내용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죽기 전 바이 앤 바이라는 업체와 계약을 통해 기억을 업로드하면, 유족과 영상통화를 통해 마치 지금 살아있는 것처럼 대화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극 중 닥터K(장진영 분)는 육체는 죽어도, 기억이 ‘천국’에 살아있다면 죽은 게 아니라는 논리를 펼친다.

탕웨이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김태용 감독이 선보이는 영화 <원더랜드>도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죽었거나 식물인간이 된 사람의 기억을 통해 유족과 영상통화 하는 내용이다.

아직 어린 딸과 엄마에게 자기의 죽음을 밝히고 싶지 않자 죽기 전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한 바이리(탕웨이 분)를 비롯해 사내커플이었으나 식물인간이 된 남자친구가 그리워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한 정인(수지 분).

그리고 원더랜드 서비스 운영자이자 원더랜드 역사의 산증인인 해리(정유미 분)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여기서 문제는 원더랜드 속에 살고 있는 당사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그동안의 꿈을 이루겠다며 고고학자가 된 바이리는 매일 딸과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다가, 곧 다시 가겠다고 말한다.

딸이 이미 죽은 걸 아는 바이리의 엄마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자 바이리는 자기가 원더랜드 서비스 안에 살고 있다는 걸 부정하고 현실세계로 나가려다 원더랜드 서비스를 위기로 몰아 넣는다.

한편, 현실의 남자친구는 병원에 있지만 매일 수시로 원더랜드 속 남자친구와 다정하게 연애하던 정인은 어느 날 드디어 남자친구가 깨어나자 혼란스러워한다.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남자친구였지만, 막상 진짜로 서로 만질 수도 있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자 그냥 전화기 너머의 남자친구가 더 다정하고, 좋았다고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원더랜드 속 태주(박보검 분)는 정인이 머리를 감지 않으면 몇 분 더 잘 수 있는지, 해열제가 집 어디에 있는지까지 알려주지만, 현실의 태주는 식물인간이 되기 전과 다르게 공원에서 공연하고 있는 이들을 집에 데려와서 밤새 파티를 하는 등 정인을 골치 아프게 한다.

노래해 보라고 시키면 노래 불러주고, 모닝콜이나 해주던 원더랜드 속 태주가 더 그리워 힘들어 하고, 그런 정인을 보며 태주도 혼란스러워한다.

이에 대해 김태용 감독은 어제(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더랜드 서비스는 원래 떠날 사람들이 남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실제 원더랜드 서비스가 있으면 신청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태용 감독은 자기를 그리워할 사람들을 위해서 신청하고 싶다고 말했고, 정유미는 보류, 탕웨이와 박보검은 신청을 안 하겠다고 했고, 수지와 최우식은 신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진 않지만, 촬영 전 정인 역을 맡은 수지가 정인이었다면 이런 이유로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했을 것 같다며 신청서를 직접 작성한 걸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수지는 정인이를 연기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더 몰입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썼다고 말해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가상세계인 원더랜드 속에 사는 AI 연기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보검은 원래 건강했던 태주의 모습과 정인의 바람이 보태진 태주의 역할을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고, 바이리 역을 맡은 탕웨이는 태주와 바이리 모두 건강을 잃었지만, AI는 건강한 모습이어서 짜릿했다고 말했다.

2년 사이에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이런 소재가 등장할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게 사실이다.

미래에는 전화기를 들고 다닐지 모른다는 상상이 현실이 된 것처럼, 어쩌면 죽은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는 시대도 올지 모른다.

하지만, 제아무리 고인의 기억을 간직한 인공지능(AI)라고 할지라도 그게 과연 ‘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 속 해리는 작고한 부모를 원더랜드 서비스로 만들었다가 지운 후, 다시 만들었다. 그런데 다시 만든 부모는 원래 생전의 부모와 딴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영혼이나 정서적인 부분은 IT 영역이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인지 모른다. 오는 5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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