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당하던 존재, 세상을 구하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벅의 대모험>이 이달 25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벌써 6번째 시리즈인 <아이스 에이지: 벅의 대모험>에서는 소외된 동물들이 하나, 둘 모여 매머드 매니와 함께 살던 중 암컷 매머드 엘리가 동생처럼 돌보던 주머니쥐 크래시와 에디가 독립을 위해 가출했다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다른 동물들보다 덩치가 작아 늘 애 취급받던 ‘크래쉬’와 ‘에디’는 ‘엘리’로부터 ‘주머니쥐다움’을 무시당하자 어느 날 가출한다.
둘은 겁도 없이 어느 동굴에 들어갔다가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맞고, 족제비 ‘벅’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벅은 둘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지만, 둘은 그럴 생각이 없다. 이에 벅은 ‘오슨’을 처치할 때까지 함께 있어도 좋다고 허락한다.
오슨은 어릴 때 머리가 크다고 놀림 받던 공룡으로, 자라면서 머리만 큰 게 아니라 뇌도 커서 자기가 똑똑하다는 걸 깨닫고, 랩터 2마리를 졸개로 삼아 ‘잃어버린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하지만, 벅은 멸종된 동물들이 모여 사는 ‘잃어버린 세계’는 그 누구의 지배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해 오슨과 대립각을 세운다.
오슨을 막기 위해 여정을 떠난 셋은 암컷 스컹크 ‘지’ 그리고 티라노 ‘마마 T’와 순차적으로 합류하면서 오슨 일당과 붙을 채비를 한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벅의 대모험>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다. 첫째는 자립에 대한 부분이다. 비록 주머니쥐가 덩치가 작아서 매머드나 사자에 비해 할 수 있는 일이 적지만, 심지어 죽을 위기에 처하면 죽은 척해서 위기를 모면하는 재주밖에 없지만 평생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느냐는 지점이다.
비록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을지라도 누구나 자립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혼자 살아갈 수 있다. 에디와 크래쉬는 바로 이를 잘 보여준다.
누군가의 눈엔 철없어 보이고, 덩치도 작고, 저런 애가 뭘 할 수 있나 싶어 보여도 마지막에 오슨 일당과의 싸움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 승리를 얻어내는 것은 바로 에디와 크래쉬 덕분이었다.
둘째는 평화와 공존이다. 멸종된 동물들이 모여 사는 ‘잃어버린 세계’는 누구 하나 대장 노릇하는 이 없이 모두 평화롭게 살아가는 곳이다.
여기서 누군가 나타나 대장 노릇을 하기 시작하면 서열이 나뉘고, 약육강식의 사회로 변모해 다시 어떤 종은 멸종될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벅은 오슨이 이 세계를 지배하려 들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우리는 가끔 오슨처럼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평화와 공존을 깨뜨리려 할 때가 있다.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유지되던 조직에서, 자기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분란을 일으키는 일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들이나 보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본다면 나름 의미있는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