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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남녀 차별 잘 보여줘

영화 평평남녀 스틸컷

별로 외모 가꾸는데 흥미가 없는 박영진(이태경 분)은 일은 곧잘 하지만 만년 대리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일하는 디자인2팀에 새로운 과장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

당연히 영진이 과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던 팀원들은 다들 디자인의 ‘디’자도 모르는 박준설 (이한주 분) 과장을 리더로 인정하지 않고, 영진을 리더로 대한다.

이에 박 과장은 앙갚음을 위해 영진에게 이것저것 잡다한 일을 시킨다.

부장은 영진에게 어차피 여자라 결혼하면 계속 일을 못 할 텐데, 나이가 서른이 훌쩍 넘지 않았느냐고 말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둘 사이가 계속 이럴 수는 없어서 부장이 두 사람이 친해지게 하려고 비싼 밥도 사주며 자리를 만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영진은 일 얘기만 해댄다.

박 과장은 영진과 친해지기 위해 몰래 그녀의 다이어리를 엿보고 영진이 보고 싶어 하는 전시회 티켓을 구해 주지만, 이 작가 이름은 아냐며 무시당한다.

다시 박 과장은 영진에게 식사나 하자며 같이 술을 마시고, “과장님이 내 자리 빼았었다”는 말에 그동안 자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영진에게 털어놓는다.

만취한 두 사람은 영진의 집에서 같이 잔다. 그렇게 가까워진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누워 키스한다.

준설은 하반기 디자인 발표를 위해 영진이 과거에 디자인했다가 사장된 것을 달라고 해 자기가 디자인한 것처럼 발표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 디자인은 처참히 깨지고, 홀로 뒤집어 쓴 준설에게 영진은 왜 본인이 디자인한 것처럼 이야기하냐고 따진다.

아니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깨졌는데 그냥 나 혼자 뒤집어 썼으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둘은 크게 싸운다.

머리가 복잡한 영진은 언니(이봄 분)랑 조카랑 셋이 바람을 쐬러 간다. 거기서 과거 배우였다가 지금은 택시 기사가 된 서갑숙(서갑숙 분)을 만나 삶을 되돌아 본다.

하지만 여행 후, 다시 예전처럼 돌아간 영진은 무단으로 결근한다. 출근은 안 해도 준설이 보고 싶어진 영진은 그가 사 준 여성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준설의 집을 찾는다.

서로 화해한 두 사람은 같이 출근하고, 평소와 다른 영진의 모습에 부장은 “예쁘게 입고 와서 (결근한 것) 봐준다”라고 말하며 외모 평가를 서슴치 않는다.

준설은 영진에게 엄마의 까르띠에 1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선물하지만, 그 가치를 모르는 영진은 시큰둥하다.

이에 준설은 억지로 영진에게 목걸이를 안기며, 지난번 발표에서 깨졌던 영진의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영진은 자기 디자인을 마음대로 가져가 발표하고, 수출까지 한다는 말에 화가나 준설과 부장에게 항의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에는 좋은 일인 만큼 팀원들의 의견도 양분되고, 영진은 디자인에 문외한인 준설이 팀을 이끄는 것에 반발한다.

준설은 회사에 필요한 인재는 자신이라며, 영진에게 능력이 없으면 회사를 그만두라고 다그친다.

이에 두 사람은 육탄전을 벌이고, 이 일로 영진은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아 휴게실에서 일하게 된다.

결국 영진은 회사를 그만둔다.

영화 <평평남녀>는 직장 여성의 애환을 잘 보여준다. 혼기가 찬 여성은 곧 그만둘 것이라는 전제하에 승진에서 차별받는다.

이는 나이가 되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전제와 기혼여성은 육아 때문에 일을 못해 관두거나 그만두는 것이 맞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기인한다.

게다가 외모평가를 받기 위해 원피스를 입은 것이 아닌데,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심지어 오늘 예쁘게 꾸미고 왔으니, 며칠 회사 빠진 것은 봐주겠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무단결근에 대해 규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예쁘기에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은 성희롱이다.

그러나 상급자인 부장은 그것이 잘못된 줄 인식하지도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는다.

이는 단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외모 평가는 수시로 이뤄진다. “오늘 예쁘다” “원피스 입으니 몸매 죽인다” “역시 여자는 가슴이 커야 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싫은 티를 내거나 항의하면, “참 여자가 까칠하다”거나 “알았어. 무서워서 이젠 말도 못 하겠네”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극 중 영진 역을 맡은 이태경 배우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본인이 실제로 영진과 같은 일을 당했으면 더 세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의 제목이 ‘평평남녀’인 것은 영진과 준설의 관계가 평평(平平)해지길 바랐기 때문이라는 게 김수정 감독의 설명.

부디 영화 <평평남녀>가 우리 사회 특히 직장 내에서 남녀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오는 28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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