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하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뮤지컬 <킹키부츠>의 영국 오리지널 공연이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3년째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장기 공연된 뮤지컬을 영상으로 담은 작품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 브룩스 신발공장의 스티브 팻맨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정리하자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다시 영화로 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혼을 앞둔 찰리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회사를 물려받는다.
취임하자마자 신발 전량이 반품돼 1년치 물량이 창고에 쌓인다. 예전엔 이런 재고를 할인매장에 풀어서 처리했다는 말에 이런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알고 찰리는 대책을 강구한다.
죽마고우 해리와 만나 얘기를 나누고 가던 길에 걸인에게 돈 대신 자기네 새 신발을 주자 “누가 이딴 걸 달라고 했냐?”는 소리를 듣는다.
고민에 빠진 찰리는 롤라라는 쇼걸(?)을 만나게 되고, 여장남자의 몸무게를 견딜 수 있는 구두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한다.
하지만 롤라를 위해 만든 시제품을 본 롤라는 빨강이 아닌 버건디색이라 별로라며 다른 여자들 눈에도 그럴 것이라며 쓴소리를 한다.
이에 찰리는 롤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킹키부츠’라고 명명한 독특한 신발을 만든다.
킹키부츠를 밀라노 패션쇼에서 선보이기로 한 찰리는 비용 때문에 고민한다. 이에 롤라는 자기랑 같이 쇼를 하는 드래그퀸(여장한 채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들을 모델로 쓰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돈 때문에 예민해진 찰리는 드래그퀸에 대해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급기야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다. 결국 직원들은 일을 손에서 놓는다.
롤라 덕분에 직원들은 다시 찰리를 사장으로 받아들이고 업무에 복귀했으나, 마음이 상한 롤라는 밀라노 패션쇼 무대가 아닌 자기 아버지가 입원한 요양병원에서 공연한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밀라노 패션쇼 무대엔 찰리가 직접 오르고, 부츠를 처음 신어본 탓에 무대에서 넘어지기까지 한다.
그때 롤라가 드래그퀸들과 함께 나타나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성 정체성이나 외모에 대한 차별을 꼬집는 작품이다. 극 중 롤라는 자신을 무시하는 돈이라는 거친 남성과 복싱 대결을 펼친다.
일부러 돈에게 져 준 롤라는 그에게 “다른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남자가 화장을 했든지, 부츠를 신었던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속 편한 것을 “왜 남자가 그러고 다니냐?”고 말하면 싸움으로 번진다.
차별금지법 같은 거창한 이야기하지 않아도, 먼저 자신의 외모 평가를 부탁한 게 아닌 이상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도 즐거워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마지막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내용의 ‘Just Be’라는 노래를 합창하는 대목이 큰 울림을 준다.
영화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