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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JIFF]사망 사고에도 나 몰라라 하는 기업

영화 새벽과 새벽사이 스틸컷

이번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터키 영화 <새벽과 새벽사이>는 기업의 이익과 양심 사이에 고뇌하는 한 2세 경영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아버지에 이어 직물을 생산하는 공장을 형과 함께 운영하는 카디르. 여자친구 에스마의 집에 인사 가기로 한 날, 직원이 사고를 당한다.

급히 직원을 병원으로 옮긴 후, 만난 변호사는 직원의 과실로 몰지 않으면 경영주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나마 피해자 아들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형과 아버지를 대신해 피해자 가족을 만나러 병원으로 향한다.

얼마가 됐든 다 보상하겠다, 치료 후에 언제든지 회사에 복귀하라, 그 전까지 돈이 필요할테니 생활비도 주겠다는 말에 피해자의 아내와 친척 어른은 매우 고마워한다.

이에 그는 사실 피해자가 알코올 중독자였고, 사고 당일에도 술을 마셔서 부주의로 사고를 당한 것이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들이밀자 피해자 아내와 동생이 노발대발한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나와 약속 시간보다 늦게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가고, 예비 장인 앞에서 그는 쩔쩔맨다.

여자친구 집을 나온 그는 피해자가 술을 마셨다는 확실한 증거를 위해 다시 병원을 찾는다. 퇴근한 담당 주치의 대신 당직 의사를 만나 그에게서 알코올이 검출됐는지 묻는다.

0.02%가 검출됐다는 말에 그 정도면 사고를 일으킬 정도인지 묻자, 의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마당에 법적으로 책임지기 싫다며 즉답을 피한다.

이에 그는 당직 의사에게 피해자가 죽었느냐고 되묻고, 의사는 병원에 온 지 1시간 30분 만에 수술 도중 사망했다고 말한다.

그 사실을 그의 아빠와 형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유가족과 카디르는 모르고 있었다. 이에 카디르는 부친에게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속일 수 있느냐고 따지지만, 그의 아버지는 유가족과 협상해야 하는 네가 피해자 사망 사실을 모르는 게 그나마 양심의 가책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에 그는 피해자 아내를 찾아 합의서 서명과 별도로 아이를 위해서라도 제발 받아달라며 돈 봉투를 내밀지만, 남편이 죽은 줄 모르는 아내는 고맙기는 한데 나중에 남편과 의논하라며 극구 돈을 거절한다.

공장으로 돌아간 그는 사실 피해자가 사고를 당한 게 고장 난 기계를 제때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공동대표인 형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기계에 문외한인) 보험사 직원이 그냥 계속 가동해도 되겠다는 말을 핑계로 고장 난 기계를 다시 돌린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영화 <새벽과 새벽사이>는 기업이 이익만 챙기려다 노동자가 사고를 당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나마 양심적인 둘째가 이를 바로 잡으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결혼한) 형은 가족을 책임져야 하니 그냥 네가 다 책임지라며 구속에 대비해 미국으로 도피하라고 강요한다.

이는 비단 터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더한다.

영화 <새벽과 새벽사이>는 29일에 이어 다음 달 4일과 6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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