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톱기사한국영화

[JIFF]디지털 성범죄 경각심 울리길

영화 경아의 딸 스틸컷

교사인 딸 연수(하윤경 분)가 학교 근처에 집을 얻어 이사하자, 혼자 사는 게 영 불안한 엄마(김정영 분)는 시간이 안 맞아 직접 가 보지는 못하고 딸과 영상통화를 통해 집안 곳곳을 비춰보라고 한다.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럴까 싶으면서도 연수는 웃으면서 엄마의 요구를 들어준다.

다행히(?) 집안과 밖에 남자가 없음을 확인한 경아는 그제야 연수에게 널 믿는다며 전화를 끊는다.

자기 반 여학생이 생리통이 있다며 체육시간에 교실에 남아서 남자친구랑 놀고 있는 모습을 본 연수는 혼내기보다 “또 남자친구 바뀌었느냐?”며 누가 먼저 고백했는지 물을 정도로 연수는 학생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전 남자친구 상현이 꽃다발까지 사서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연수는 당황한다.

다시 만나자는 상현의 요구를 단번에 거절하고 연수는 오랜만에 엄마 집으로 향한다.

연수는 짐 정리를 한다며 자기 방에서 태블릿 PC 케이스를 재활용품 버리는 곳에다 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 엄마랑 같이 아빠 묘지를 찾은 후 집에 돌아온다.

얼마나 지났을까? 경아의 핸드폰으로 누군가 연수의 모습이 담긴 영상 하나가 온다. 속옷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서 교태를 부리던 연수는 급기야 촬영 중이던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다.

경아가 이런 영상을 받았는지 꿈에도 모르는 연수는 뒤늦게 친구로부터 같은 영상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 상현이 앙심을 품고 지인들에게 영상을 보낸 사실을 안다.

하지만, 상현과 연락이 안 되자 연수는 상현을 찾아 해맨다.

한편 경아는 대체 이걸 누가 보낸 걸까 싶어 어제 연수가 버린 태블릿 PC 케이스를 찾아낸다. 거기서 그녀는 연수와 상현이 상현 부모님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발견한다.

무작정 상현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로 가고, 연수 엄마라는 말에 마치 사돈 대하듯 너무나 반가워한다. 그제야 경아는 연수가 상현과 2년이나 사귀었고, 상현 부모와도 왕래해 왔음을 알게 된다.

때마침 카페로 오던 상현은 경아를 보더니 급히 도망친다.

이번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영화 <경아의 딸>은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작품이다.

연수는 한때 사랑하던 상현과 동의하에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상현은 앙심을 품고 연수의 동의 없이 이를 연수 주위 사람들에게 뿌린다.

경찰에 신고한 영상은 상현이 끝내 자백하긴 했는데, 이미 인터넷에도 퍼져서 걱정이라는 말을 듣는다.

돈을 주고 업체에 영상 삭제를 맡겼으나 그래도 불안하다. 행여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영상을 보면 어떻게 될까 싶어 불안해 휴직한다.

자신을 꾸짖는 엄마와 연락을 끊은 채 연수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까지 한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니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업체 교사 일을 하기로 한다. 배정받은 학생(박혜진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연수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열심히 가르친다.

그렇게 몇 번의 교육을 통해 친밀감이 생긴 후에야 학생의 요구로 드디어 자기 얼굴을 공개한다.

학생은 연수에게 서로 SNS 주소도 교환하고, 사적으로 연락도 하자며 살갑게 대하지만 행여 나중에라도 자기 영상을 보고 알아볼까 싶어 거리를 둔다.

사실 연수는 피해자다. 아무리 동의하에 영상을 찍었다고 해도, 애당초 이를 공개해도 좋다고 동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만나자는 요구를 거절당한 전 남자친구는 연수를 파멸시키기 위해 이 영상을 연수를 아는 사람들은 물론 불특정 다수가 보는 인터넷에 공개해 버렸다.

이는 엄연히 범죄다. 하지만, 연수의 엄마나 상현의 부모는 하나같이 연수가 촬영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연수를 탓한다.

같은 여자이자, 연수의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경아조차 “걸레 같다”며 연수를 비난한다.

이로 인해 연수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엄마와도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다.

결국 상현은 재판에 회부 돼 징역 1년6개월에 성폭력 치료 40시간을 선고받는다.

사람 앞에 서는 게 직업인 연수가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사람 앞에 서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에 반해 상현에게 내려진 형벌은 너무 가볍다.

원래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던 연수였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학생과 거리를 두려워한다.

연수의 성격까지 바뀌게 되었는데, 법원은 이 사건을 그리 큰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은 듯하다.

사람을 꼭 칼로 죽여야만 살인이 아닌데, 우리 법원은 육체가 아닌 정신을 죽이는 것에 큰 경각심이 없는 듯하다.

부디 이 영화를 통해 법원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 <경아의 딸>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오는 3일과 6일에도 상영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