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대하는 여러 자세
통신사 영업파트에서 일하는 에밀리는 룸메이트 구인광고를 낸다. 카미유라는 이름의 흑인 남성이 집을 보러 오자 동성만 구한다고 말한다. 카미유는 그런 조건은 구인광고에서 못 봤다고 말하고, 일단 그를 집안에 들여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둘은 같이 살기로 한다. 카미유는 섹스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하고, 둘은 자연스레 섹스파트너로 발전한다.
너무 둘 사이가 깊어진 걸까? 에밀리가 어느 날 밤, 카미유에게 먼저 ‘신호’를 보내지만 일 때문에 바쁜 카미유가 거절한다.
이에 기분이 상한 에밀리는 다음 날 아침, 카미유에게 어제 왜 자기를 거부했냐고 따져 묻는다.
카미유는 너랑 잠자는 건 즐겁긴 하지만,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왜 구속하려 하냐며 뭐라고 한다.
기분이 상한 에밀리는 회사에 출근해 상사에게 불려간다. 고객과 통화할 때 말투가 불량하다며 해고당한다.
집에 돌아온 에밀리는 카미유가 동료 교사들을 집에 초대했다는 말에 집을 비워준다. 클럽에서 액시터시까지 복용하며 놀고 집에 돌아온 에밀리는 카미유가 동료 여교사 스테파니와 단둘이 나체로 있는 모습을 본다.
약 기운에 자려고 해도 카미유가 스태파니와 밤새 격한 잠자리를 갖는 바람에 에밀리는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잔다.
카미유가 스태파니를 집에 데려오는 횟수가 늘자 에밀리는 스테파티에게 전에 오던 마틸다라는 여자는 올 때마다 방값으로 12유로씩 냈다고 농담을 한다.
농담을 다큐로 받아들인 스태파니는 1주일 동안 카미유에게 마틸다가 누구냐며 따져 묻고, 짜증이 극에 달한 카미유는 에밀리의 집에서 나간다.
이젠 백수라 생활비도 없는데 카미유가 나가자 에밀리는 곤란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카미유가 안부 문자를 보내오자 에밀리는 그에게 짜증을 낸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다시 만나고, 카미유는 에밀리에게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카미유는 에밀리에게 최근 같이 일하게 된 노라에 대해 얘기한다. 에밀리는 카미유에게 노라를 성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다.
일 때문에 노라와 만난 에밀리는 노라를 경계하고, 에밀리와 카미유의 다정한 모습에 노라는 질투한다.
질투 때문에 노라는 카미유와 잠자리를 갖지만, 이게 뭔가 싶어 도중에 관둔다. 얼마 후, 노라는 카미유와 마지막 잠자리를 가진 후 그의 곁을 떠난다.
영화 <파리, 13구>는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킬링 앤 다잉> <앰버 스위트> <하와이안 겟어웨이>라는 3편의 만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그런 까닭에 갑자기 노라의 이야기가 등장해 순간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카미유를 통해 자연스레 에밀리를 이야기에 결합시켜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이게 한다. 이 정도면 훌륭한 각색이라 할만하다.
영화는 파리 내 아시아로 불리는 파리 13구에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흑백화면에 담아냈다.
화려한 파리의 모습이 아닌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편으로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는 게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말.
사랑을 원하는 에밀리와 사랑이 두려운 노라, 사랑에 대해 몰랐던 카미유와 사랑이 값비싼 앰버 스위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파리, 13구>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