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보다 더 중요한 건 행복
1962년 8월 17일 핀란드 최초의 복싱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유럽선수권대회 라이트급 챔피언 올리 마키(자코 라티 분)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제빵사 출신이자, 핀란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그에게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게다가 그와 맞붙는 상대가 바로 세계적인 선수인 데이빗 무어다.
그렇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그는 코치(에로 밀로노프 분)에게 사랑에 빠진 것 같다며 뜬금없이 연애 사실을 고백한다. 급기야 그는 훈련도 빠지고 여자친구를 보러 간다.
올리는 애인인 라이야(우나 아이롤라 분)에게 자기가 지면 사람들과 당신이 실망할까 봐 두렵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에 라이야는 그에게 자기는 큰 기대 안 한다며, 사람들이 실망하는 건 자기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지 올리의 탓이 아니라며 다독인다.
힘을 얻은 올리는 다시 돌아와 훈련에 매진하고, 체중을 맞추기 위해 바지까지 벗으며 겨우 패더급 출전 기회를 얻는다.
그렇게 1962년 8월 17일. 데이빗 무어와 역사적 경기가 열린다.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아 제대로 공격도 못 해보고 2라운드 만에 패배한다.
영화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자기 약혼식 날 경기에 임한 올리 마키는 12라운드까지 다 치르기는커녕 2라운드 만에 패배한다.
2011년 실제 올리 마키와 만난 감독은 그에게 당시의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가 미소 지으며 그날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어째서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올리 마키는 그날 자기 아내와 약혼반지를 맞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올리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감독은 단지 시합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상관없이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이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스포츠에서 경쟁은 필수적이고 나는 그것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일상이 된다면 삶의 아름다움을 파괴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매우 경쟁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최종목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은 내달 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