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땀이, 성공의 열쇠
1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베르네 장미정원’을 운영 중인 에브 베르네(카트린 프로 분).
결혼도 안 하고 사업에만 몰두했지만, 점점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콩쿠르에 나갈 참가비도 없어 그녀는 몰래 빈 곳에 자기가 개발한 품종을 심는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변은 없었다. 라마르젤(뱅상 드디엔 분)이 또 ‘황금 장미상’을 수상했다. 벌써 8년째다.
‘정통’ 원예사인 에브가 볼 땐, 라마르젤은 그냥 사업의 수단으로 장미를 재배하는 사업가일 뿐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더 인정받는 건 어쩔 수 없다.
라마르젤은 꾸준히 에브에게 자기 회사에 들어와 팀장으로 일하자고 제안하지만, 프랑스 최고의 원예사라고 자부하는 에브는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거절한다.
돈은 없지, 돈이 없으니 일할 사람도 없지, 일할 사람이 없으니 매출에 한계가 있지, 매출이 늘지 않으니 돈이 없는 악순환을 끊고자 회계담당자인 베라가 독단적으로 직원을 고용한다.
베라(올리비아 코트 분)는 고용보험료라도 줄여보겠다고 보호관찰 중인 프레드(멜란 오메르다 분), 사미르(팟사 부야매드 분), 나데주(마리 페티오 분)를 덜컥 직원으로 뽑는다.
문제는 이 세 사람은 원예의 ‘원’자도 모르는 초보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한다는 점.
베르네 부인(Madame Vernet)은 어떻게든 사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신품종 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애쓰고, 그러려면 라마르젤이 독점 중인 ‘더 라이언’이란 장미가 필요해 고민한다.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자기랑 같이 일하는 전과자 3명에게 ‘더 라이언’을 훔치게 하는 것.
이에 나데주와 사미르는 ‘베르네 장미정원’의 종신고용, 프래드는 신품종에 대한 지분을 조건으로 에브의 제안을 수용한다.
과정은 다소 어설펐으나, ‘더 라이언’을 훔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때맞춰 연간 11,000유로에 달하는 계약처가 떨어져 나가고, 기다렸다는 듯이 ‘베르네 장미정원’을 인수하고 싶다는 업체가 나타난다.
이젠 무조건 신품종 개발에 성공해야만 한다. 베르네 부인은 접붙이기를 성공시키지만, 우박 때문에 모든 걸 잃는다.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은 물려받은 가업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실력은 최고이지만, 사업수완이 부족해 돈도, 일손도 없는 베르네 부인은 극한 상황에 몰린다.
이에 그녀는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방법을 택한다. 처음엔 그녀의 선택이 꽤 괜찮은 성과를 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과응보(因果應報)였을까? 우박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해 그녀의 계획은 수포가 된다.
모든 걸 잃고 좌절한 그녀에게 한 줄기 빛이 찾아온다. 원예 초보인 나데주 덕분에 그녀는 출구를 찾는다.
라마르젤에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장미정원을 넘기기 직전, 희망의 빛줄기를 발견한 그녀는 콩쿠르에 나가 수상하며 기사회생한다.
꼭 실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직하게 일하면 언젠가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는 교훈적 결말로 끝맺는다.
지금 최악의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희망을 품게 해 줄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은 내달 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