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보다 무서운 조카 돌보기
영화 <컴온 컴온>은 악당 조커보다 조카가 더 무섭고 힘든 존재라는 걸 잘 보여주는 영화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을 인터뷰하는 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 분)는 그리 친하지도 않은 여동생 비브(가비 호프만 분)로부터 애 좀 봐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결혼도 하지 않은 삼촌이 9살 조카 제시(우디 노먼 분)와 단둘이 지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마트에서고 길거리에서고, 잠깐 사이에도 한눈팔면 애가 없어지기 일쑤고, 무슨 갑자기 자기는 고아라는 설정한 후 ‘고아 놀이’를 하자고 하고, 질문은 또 왜 그리 많고, 밤에 잠은 왜 안 자는지 미혼인 삼촌은 도통 감동할 수 없다.
덕분에 아이 엄마인 비브와 전화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오히려 둘의 사이는 좋아졌지만, 제시는 무슨 그런 일로 바로 엄마한테 전화하냐며 왜 엄마는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삼촌한테 자기를 맡기고 어디 간 거냐며 짜증을 낸다.
그 와중에 조니에게 얼른 업무에 복귀하라는 전화가 걸려 오자 도저히 조카가 감당도 안 되고, 일도 해야 하는 까닭에 조니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공항에 가는 길에 갑자기 녀석이 배가 아픈단다.
급히 택시를 한 식당 앞에 세우고 화장실에 들여보내니, 녀석은 배 안 아프다며 집에 가기 싫단다.
이 정도면 아직 미혼인 삼촌에겐 조카가 최고의 빌런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컴온 컴온>은 영화 <조커>에서 조커 역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가 조울증을 앓은 남편에게 일이 생겨 급히 집을 떠난 여동생 대신 9살 조카를 떠맡은 후 겪는 일을 그렸다.
영화 속 그는 아이를 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깨닫는다.
이 영화는 흑백영화인데, 그래서 차분하게 두 사람의 감정교류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영화 중간중간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아이들의 인터뷰는 각본 없이 진행된 실제 아이들의 인터뷰인 까닭에 그 또래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영화 <컴온 컴온>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