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위로 전할 것
영화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5년 만에 또 한 번 대작을 들고 관객을 찾아온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화 <비상선언>을 통해서다.
20일 오전 10시 30분,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예고편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끈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 받아 관심을 모은 <비상선언>은 항공기가 공중에서 납치돼, 무조건 착륙인 ‘비상선언’(Emergency Declaration)을 앞두고 고민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번의 개봉 연기 끝에 오는 8월 전세계에서 동시개봉을 앞둔데 대해 이병헌은 “개봉한다는 말을 듣고 진짜 개봉을 하나 싶었는데, 기자들 앞에 서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개봉하기까지 오랜 기간 기다려 온 것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한재림 감독은 기획의도에 대해 10여년 전 의뢰받고 감이 안 와서 선뜻 시작을 못했는데, 1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하는 걸 보면서 이 작품을 통해 할 말이 생겨서 <더 킹> 이후에 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와 <관상>으로 한 감독과 이미 호흡을 맞춰 봤고, 재난에 대처하는 수많은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 이웃,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전도연은 내용도 좋았지만, 관객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려는 감독의 의도가 좋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경쟁 부문이 아니어서 마음 편하게 참석하려 했으나, 칸국제영화제에 처음 참석하는 거여서 긴장이 됐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같이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임시완은 “저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 영화를 보고 박수 쳐 주는 게, 연기만으로 인정해 준 것 같아 짜릿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사용하는 역할이라 영어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그동안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을 선보였다.
화려한 캐스팅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은 한국 영화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징성 있는 인물이라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며, (이들이 함께 출연하다니) 이게 한 작품이 맞나 싶었는데 나중에 찍고 보니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져 매우 만족했다고 말했다.
또, 관객들이 비행기를 타 본 사람이 많아 사실감 있게 만들기 위해 애썼고, (기체가 흔들릴 때) 사실감 있는 움직임을 위해 승무원들의 조언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촬영 당시 좁은 비행기 세트장 안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비좁게 앉아 촬영한다는 게 코로나19 상황에서 신경 쓰였고, 비행기 세트를 돌리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날까 봐 신경이 쓰였다며 당시 어려움을 전했다.
앞서 한 감독이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가 크고 작은 재난을 겪는 걸 보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한 데 대해 실제 이 영화에 그런 재난을 담았는지 묻자, 그런 건 아니고 재난을 겪은 우리의 마음을 영화에 담았다고 답했다.
영화에서 부기장 역을 맡은 김남길은 다큐는 아니지만 진정성을 담아 연기하려고 했고, 부기장으로 자연스렁운 연기를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영화가 흥행할지 물은 질문에, 국토부 장관 역을 전도연은 “당연히 천만 관객을 달성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한재림 감독과 3번째 함께 한 송강호는, 한 감독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아 이번에도 함께 하게 됐다며 한 감독을 한껏 추켜세웠다.
이와 더불어 <더 킹>에 이어 한재림 감독과 2번째 호흡을 맞춘 김소진은 감독과 배우를 넘어 같은 창작자로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비상선언>은 8월 IMAX로 전세계 동시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