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될까 두려운 영화
미국 LA에 코로나23(COVID-23)이 213주 동안 이어지자 시장은 ‘면역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집 밖으로 못 나오게 막는다.
이로인해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시장은 계엄령을 선포해 도시를 봉쇄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을 즉시 사살하겠다며 겁을 준다.
그렇다고 코로나23에 걸리지 않은 ‘면역자’라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다. 노란색 팔찌 형태의 통행증이 있는 면역자만 외출이 허용된다.
로스쿨에 다니며 로펌에서 일하던 니코(K. J. 아파 분)는 면역자 통행증이 있기에 레스터(크레이그 로빈손 분)가 운영하는 배달업체에서 일하며 큰 수익을 얻는다.
다들 집에서 나갈 수가 없으니 뭐든지 배달시켜야 하는데,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니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사무실도 텅 비어 있으니 자신이 다니던 로펌 사무실에 가끔 들려서 이것저것 물건을 가져와도 아무 문제가 없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길거리에 주차된 차도 그냥 끌고 다녀도 상관없지만, 니코는 그렇게까진 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통행증이 있는 면역자가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코로나23은 공기 중 감염이 되는 병이기에 종일 밖에서 돌아다니면 그만큼 코로나23 바이러스 노출량이 많아 가족이나 친구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 혼자 지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상이군인 마이클 도저(폴 월터 하우저 분)는 집 안에서 드론을 통해 바깥세상을 구경하거나 유튜브로 메이(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분)의 커버 영상을 보는 낙으로 살아간다.
메이는 사실 몇 해 전 한 기획사와 계약하기 위해 모텔에 갔다가 갑자기 코로나23이 발생해 4년째 모텔 방에 갇혀 지내는 중이다. 할 일이 없는 그녀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여러 가수들의 노래를 불러 유튜브에 올리는데, 마이클 도저는 그의 열렬한 팬이다.
한편,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새라(소피아 카슨 분)는 예전에 니코가 잘못 배달 왔다가 인연을 맺어 현재는 니코와 사귀는 중이다.
둘은 매일 영상통화를 통해 안부를 확인한다. 니코는 어떻게든 새라의 통행증을 구해 이 도시를 떠날 생각으로 열심히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라의 옆집 사람이 확진되자 시 보건당국에서 강제로 Q존으로 끌고 간다.
문제는 새라의 할머니도 열이 있어, 새라는 자기랑 할머니도 Q존으로 끌려갈까 걱정한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아침, 앱으로 정기검사를 하는데 할머니가 확진판정을 받는다. 이에 새라는 곧 보건당국에서 집에 들이닥쳐 확진자인 할머니와 밀접 접촉자인 자기를 Q존으로 강제 이송할까 봐 걱정이다. 왜냐하면 그곳에서의 삶은 너무나 처참하기 때문이다.
이에 니코는 어떻게든 새라가 잡혀가지 않게 하려고 불법으로 통행증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 사이 새라는 최대한 시간을 벌어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결국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다.
영화 <락다운 213주>는 코로나19로 지금도 중국이나 인도, 프랑스, 노르웨이 등 외국에서 종종 락다운(도시 봉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게다가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코로나23은 공기로 감염이 되기에 보건당국은 그만큼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강력한 조치에 반발한다. 곧 시민봉기가 일어날 듯한 상황에 이르자 시장은 계염령을 선포하고, 집 밖에 나오는 즉시 사살하겠다며 겁을 준다.
하지만 언제나 음이 있으면 양이 있는 법. LA시 보건당국에서 청소를 하던 에메트 할랜드(피터 스토머 분)는 상사들이 전부 죽자 어부지리로 수장(首長)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자기의 권한을 십분 활용해 불법으로 통행증을 팔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다.
시민 모두가 고통 속에 살아가는 상황에서 공직자가 이 상황을 이용해 부패를 저지르는 일이야말로 무서운 일이다.
코로나23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직자가 사익을 추구하는 일은 한 번 시작되면 끝내기 힘들다. 그래서 부패 방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한편, 니코는 이른바 필수노동자이다. 로스쿨 재학생이었던 그는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물건을 배달해 준다.
코로나19와 달리 공기 중 감염되는 상황이지만,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 종일 도시를 누빈다.
대신 행여 다른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릴까 싶어 가족이나 친구와 만나지도 않고, 혼자 산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지만, 보건국장은 아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왜 썩히냐며 차라리 거리에 주차된 차를 훔쳐서 타거나 다른 일로 더 많은 돈을 벌라며 그가 하는 일의 가치를 무시한다.
이는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닮았다. 택배 기사, 간호사 등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필수노동자들의 처우는 그 가치에 비해 형편없다.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래서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처우나 인식은 낮다.
영화를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면 좋을 듯하다.
영화 <트랜스포머>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한 영화 <락다운 213주>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